원인 모를 만성습진...‘니켈’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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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만성습진...‘니켈’때문?
  • 강화일
  • 승인 2005.11.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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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내 니켈 제한 식이요법 효과적





니켈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및 니켈 과민성 만성 습진 환자에게 니켈 제한 식이요법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팀은 니켈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인 8명의 환자에게 니켈 제한 식이요법을 6주 동안 실시한 결과 6명에게서 임상적 및 주관적 평가에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밝혔다.

환자들은 전신에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붉은 색의 구진과 홍반이 있었으며, 병원 방문 전에 경구항히스타민제와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이용한 일반적인 습진 치료를 받았으나, 치료 시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가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환자들은 과거에 니켈에 의한 접촉피부염으로 진단 받은 병력이 있었다.
박천욱 교수팀은 전신의 만성습진이 니켈 알레르기가 원인인 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니켈 경구유발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 환자들의 습진은 니켈 알레르기에 인한 것으로 판명되어 니켈 제한 식이요법을 시행하였다. 환자들은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의 사용 없이 니켈 제한 식이 및 니켈 접촉 제한 3주 후 피부병변 및 주관적인 증상의 완화를 보였으며, 니켈 제한 식이요법 8주 후에는 대부분의 피부병변이 말끔히 사라졌다.

박천욱 교수는 “만성적이고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습진의 경우 피부에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물질을 반응시켜 피검자가 니켈에 알레르기성 과민증을 나타내는지 알아보는 첩포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다면 니켈 경구유발검사를 실시하여 니켈의 관련 여부를 확인한 후에 니켈 제한 식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팀은 우리나라 음식물 47종을 대상으로 니켈 함량을 측정하여 지난 2004년 10월 제56차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우리나라 음식물 내 니켈 함량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데 이어, 올해 10월 19일 개최된 제57차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니켈 제한 식이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 8명의 증례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서 음식물 내에 포함된 니켈은 녹차티백(235.57mg/kg), 홍차티백(62.79mg/kg), 초콜릿(27.87mg/kg), 감자칩(12.70mg/kg), 밀가루(12.15mg/kg), 원두커피(10.33mg/kg), 땅콩(8.53mg/kg)의 순으로 많이 있었다. 반면에 쌀(0.082mg/kg), 보리(0.117mg/kg), 우유(0.004mg/kg), 계란(0.002mg/kg), 설탕(0.040mg/kg)에는 소량의 니켈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소금(0.0mg/kg)에는 니켈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니켈은 합금에 자주 이용되는 금속으로 시계, 목걸이,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주요 원인이다. 니켈에 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전체 인구의 약 7~10%에서 발생하며, 주로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켈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보통 금속 장신구가 닿는 부분에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니켈에 접촉하지 않은 부위에서도 생긴다. 서구에서는 예전부터 음식에 포함된 니켈 함량을 조사하여 이를 바탕으로 니켈에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있는 환자와 자주 재발하는 만성 습진 환자에게 다량의 니켈이 들어 있는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는 식단을 시행하여 증상이 호전 것을 보고한 바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이와 같은 연구가 시행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과 서구인이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가 달라 니켈의 하루 섭취량에서도 차이가 있으므로, 우리나라 음식에 포함된 니켈 양을 측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니켈 제한 식이요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박천욱 교수는 “식품 중 항상 니켈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는 코코아, 땅콩, 초콜릿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니켈 알레르기가 불규칙적으로 자주 재발하는 현상은 코코아 음료수를 마시거나 땅콩 한 봉지를 먹는 것 같이 일시적으로 니켈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한 “녹차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커피와 함께 우리의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니켈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차와 커피를 과량섭취하면 오히려 습진을 악화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본 반찬인 김치와 깍두기에도 니켈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김치를 만드는데 여러 가지 야채가 이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한국인의 주식인 쌀과 보리에는 과일과 야채보다 니켈을 적게 포함하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요리에 쓰는 주요 양념인 파, 마늘, 생강, 설탕, 소금에는 니켈이 매우 적게 포함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얻은 음식들의 목록을 이용하여 니켈 제한 식이요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니켈에 의한 전신성 접촉피부염이 관계된 만성 습진으로 진단 받은 8명의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니켈 제한 식이요법을 처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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