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외국인 낙태 허용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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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외국인 낙태 허용 움직임
  • 윤종원
  • 승인 2005.1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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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낙태가 가장 자유로운 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이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낙태를 허용토록 규제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스웨덴 정부가 위탁한 연구보고서 "스웨덴에서의 낙태"에 따르면 스웨덴은 지난 1970년대 중반 이후 임신 18주까지 낙태의 자유를 허용해왔지만 이는 스웨덴 국민과 거주민에만 해당될 뿐 아직 법률이 너무 많은 규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장인 에바 에릭손은 대부분의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미 외국 여성들의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웨덴도 외국 여성들에게 자국 내에서 낙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내년 7월1일로 예정된 낙태법 개정에서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여성들에게 낙태가 다른 보건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하며, 유일한 조건은 낙태가 자비 부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에릭손은 이웃나라인 덴마크가 지난해 유럽연합 규정에 맞춰 낙태법을 개정한 사실을 지적하고 "스웨덴의 EU 가입은 이미 다른 EU 국가 여성들이 스웨덴에서 낙태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EU 국가 중에는 아일랜드, 몰타, 폴란드, 포르투갈 등 4개국만이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스웨덴이 낙태를 합법화하기 전에 많은 여성들은 폴란드에서 낙태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폴란드가 낙태를 금지한 상황에서 외국 거주자들에게 국내인과 같은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게 낙태 허용 확산론자들의 주장이다.

에릭손은 또 스웨덴이 다른 EU 국가 여성들에게 낙태 서비스를 제공키로 결정할 경우 EU 이외 국가의 여성들의 낙태 시술도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덴마크와 영국, 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들어 외국인들의 낙태 허용이 스웨덴의 급격한 낙태 시술 증가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에서는 작년 3만4천500건의 낙태가 이뤄졌으며 15∼44세의 여성 1천 명 중 20명 꼴로 낙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럽에서 낙태율이 가장 높은 국가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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