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예방하려면 ‘안저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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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예방하려면 ‘안저검사’ 필수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10.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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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등 주요 망막질환 진단 가능하지만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없어
▲ 안저검사 장면.
실명을 유발,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 진단 환자 4명 중 3명이 별도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연히 안과를 방문했다가 확진되고 있지만 국민건강검진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황영훈 교수팀이 2016년 발표한 ‘녹내장의 진단경로’ 논문에 따르면 김안과병원에서 녹내장을 처음 확진받은 환자 484명의 녹내장 진단 경로를 조사한 결과 다른 증상 때문에 안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74.2%로 가장 많았고, 안저검사가 포함된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 경우가 12.4%였다.

안저검사는 국민건강검진 항목이 아니어서 녹내장을 발견하게 된 건강검진은 대부분 국민건강검진이 아닌 직장을 통한 건강검진이나 개인이 따로 받은 안과 검진이었다.

안저검사의 정해진 주기는 없지만 눈의 노화가 진행되는 4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나이가 들어 시력이 떨어지면 노안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수정체 혼탁으로 빛의 투과성이 떨어져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을 노안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다.

녹내장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는 대표적 질환이다. 3대 실명질환 중 하나인 녹내장은 여러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시력상실까지 이르는데, 시력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의 노화에 의해 시세포가 퇴화되는 황반변성도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중증이 되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직선이 굴곡져 보이며 눈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보이는데 이 상태는 이미 세포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원래 시력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병변이 황반중심(중심와)에 가까울수록 시력저하가 초기에 나타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방치하면 2년 안에 실명이 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혈관 이상이 황반부를 침범하게 돼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그러나 시력으로 증상의 정도를 알기 어려운데, 상당히 진행된 망막병증에서도 황반부의 침하가 없는 경우는 시력이 좋게 나오고, 병변이 황반부에 집중된 경우에 심한 시력저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질환도 초기에는 통증도 없고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중기에 비문증, 광시증, 시야 흐림, 야간 시력저하, 독서장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마저 무시했다 문제를 느끼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말기인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들은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필수다. 당뇨 환자의 7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고, 당뇨가 있는 여성이 임신하게 되면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확률은 10%,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이 증식성으로 나빠질 확률이 약 4%이기 때문이다.

김안과병원 이동원 망막센터장은 “당뇨병 환자는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통해 경과관찰을 해야 하며,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40대 이상의 환자도 눈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안과병원은 안과의사라 할지라도 초기 증상이 없는 안질환은 자가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지난 2016~2017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 차원에서 녹내장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총 345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 검사결과 31명이 정밀검진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3명이 녹내장으로 확진됐고 6명은 지속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안과병원 유영철 녹내장센터장은 “고령화와 디지털 영상기기 사용 증가에 따라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40대부터 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상당수의 실명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안저검사가 국민건강검진 검사항목에 꼭 포함되길 희망하며, 그 전까지는 자발적으로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10월11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제48회 ‘눈의 날’이다. 학회는 이번 눈의 날을 맞아 중·장년층 눈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안저검사, 눈 건강의 시작입니다’를 주제로 정하고 국가검진인 생애주기별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안저검사를 포함시킬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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