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혈압 관리 잘해야 합병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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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혈압 관리 잘해야 합병증 예방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09.1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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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29만여 명 대상 혈압과 사망·질환 발병률 조사
고혈압 진단 기준보다 낮은 혈압 구간에서도 합병증 위험 ↑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고혈압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심혈관질환과 뇌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 혈압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태훈 교수팀과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수축기 120~129mmHg, 이완기 80mmHg 미만’으로 관리할 때 합병증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적 심장질환 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JACC)’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수축기/이완기 140/90mmHg’인 현재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이 심방세동 환자에게도 적절한 적용 기준인가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해 미국 의료계가 기존 고혈압 진단 기준을 한 단계 엄격해진 ‘수축기/이완기 130/80mmHg’으로 변경한 것이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국내 고혈압 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미국의 새로운 진단 기준으로는 고혈압 환자에 해당되는 ‘수축기 13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 환자군과 ‘수축기 13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미만’ 환자군의 합병증 발병 위험률을 비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에서 2015년 사이 심방세동을 새롭게 진단받은 29만8천374명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미국 의료계가 제시한 고혈압 기준 ‘수축기/이완기 130/80mmHg’을 기준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주요 심혈관질환·뇌경색·뇌출혈·심부전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영 교수는 “이는 미국의 새 고혈압 진단 기준이 심방세동 환자의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해 내고 적절한 관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심방세동 환자의 구체적인 혈압 관리 목표치를 찾아내기 위해 추가 분석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심방세동 환자 중 국내 고혈압 진단 기준에 따라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15만8천145명을 대상으로 혈압 구간대에 따른 질병 발생 위험률을 살폈다. 조사 분석한 혈압 관리 구간대는 ‘수축기 120㎜Hg 미만, 이완기 80㎜Hg 미만’,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 ‘수축기 130~139㎜Hg, 이완기 80~89㎜Hg’, ‘수축기 140㎜Hg 이상, 이완기 90㎜Hg 이상’ 총 4개 구간이었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정상 혈압 구간인 ‘수축기 120㎜Hg 미만, 이완기 80㎜Hg 미만’보다 수축기 혈압이 조금 높은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이 가장 이상적인 혈압 목표치가 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 혈압 구간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1로 두었을 때 다른 혈압 구간의 합병증 발생 위험도 비교(hazard ratio·위험비).
주요 심혈관질환·뇌졸중·심부전 등 대부분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이 혈압 구간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정보영 교수는 “고혈압 치료를 받는 심방세동 환자군은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을 기준으로 혈압이 상승할 때마다 모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뿐만 아니라 국내 기준 정상 혈압 구간보다도 수축기 120~129㎜Hg, 이완기 80㎜Hg 미만이 더 적합한 혈압 관리 목표치로 분석됐다. 한 예로 심부전의 경우 정상 혈압 구간에서 12%에 가까운 높은 발생 위험을 보이다가 이 혈압 구간에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방세동 환자와 의료진에게 적극적인 고혈압 진료와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다양한 중증 합병증 예방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설계와 결과 도출 과정에서는 세브란스병원 내과 김대훈 전공의가 적극 참여해 많은 기여를 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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