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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진 폭행, 경찰청 차원 대응 매뉴얼 필요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대한병원협회 고문변호사)
현행범 체포 가능한 사회 악덕 범죄, 엄정한 법 집행 당연
2018년 07월 05일 (목) 20:08:08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 김선욱 변호사
몇 달 전 단식 투쟁을 하던 국회의원을 폭행한 사람이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구속된 사안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7월1일. 익산의 한 병원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상해 및 살인 협박 사건은 앞선 국회의원 폭행사건에 비해 경찰의 대응 양상은 확연히 다르다. 법의 집행에 있어 차별이 있다는 점이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가해자는 응급실 의사의 코뼈가 불어지게 상해를 가하였고 더 나아가 살인하겠다고 말했다. 

협박할 당시 경찰은 이미 그 옆에 있었다. 그런데도 가해자는 간단한 조사만을 받고 석방되었다고 한다. 의사가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가해자를 구속시키지 않은 것인가?

법치주의는 법의 적용의 형평성이 담보되어야 그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의미에서 매우 후진적인 사회다. 지방으로 갈수록 법보다는 지역 정서나 관행이 더 중요한 사법처리 기준이 되는 것 때문인가? 정말 창피한 나라다.

2016년 5월 법 개정을 통해 의료법에 ‘누구든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또는 의료행위를 받는 사람을 폭행·협박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의료인폭행방지법)이 신설됐다.

그러나 법이 만들어졌는데도 병원 내 의료인 폭행사건은 지속되고 있다.

2017년 4월13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만삭의 여성 응급구조사가 한 남성에 의해 얼굴 등을 수차례 가격 당하는 폭행사건이 발생 했었다. 당시만 해도 매우 떠들썩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 가해자가 어찌 되었는지는 언론보도를 찾기 어렵다.  

병원 내 의료인 폭행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죄이다.

형사소송법으로 긴급체포의 요건(3년 이상)에도 넉넉히 해당된다. 그런데 의료인 폭행범을 현장에서 임의 동행이 아닌 긴급 체포했다는 보도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의료인폭행방지법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의료인들만의 자위에 활용되고 있는 수준이다.

이 사안을 보면 제일 먼저 경찰의 대응이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상해사건이 발생한 응급실은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장소이다. 응급실을 담당하는 의사의 부재는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응급 의료인력은 사회 어느 구성원보다 우선적으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중 하나인 이유이다.

그런데 이번 익산 사건에 있어 경찰의 태도는 응급실이라는 현장의 특수성을 간과했다. 취객들의 소란 사고가 많은 유흥가 폭행 사고 때와 응급실 폭력사고 현장에 경찰이 임하는 자세에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특수한 상황에 맞는 대응 매뉴얼이 부재한 탓이다.

당시의 현장상황이 담긴 녹화영상을 보면 경찰은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니 싸우지 마세요’식의 ‘동네 아저씨’ 수준의 안일한 대응으로 보인다. 가해자는 경찰이 있는 현장에서도 욕설을 하며 기물을 걷어차는 등 위법행위를 자행한다. 이럴 바에 경찰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의협 회장 등이 관할 경찰서장을 만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같은 문제는 전국적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다.

문제가 된 경찰서의 서장이 아니라 전국 경찰을 대표하는 경찰청장에게 병원 내 폭력에 대한 대응 매뉴얼과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장해야 한다.

기준은 당연히 현행범 체포 및 무관용 원칙으로 해야 마땅하다.

그간 경찰은 병원 의료진 폭행사건을 당사자 간 고소 고발사건으로 치부해 사실상 적극적 개입을 하지 않아왔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환자를 보기에도 바쁜 의료진에게 고소장을 작성하게 하고, 시간을 내어 경찰서에 찾아가 고소인 진술을 하는 등의 어려움을 피해자인 의료진에게 떠 넘겨 암묵적으로 수사를 회피하려고 한다는 경찰에 대한 비판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러한 소극적인 경찰의 입장 때문에 그간 피해를 입은 의료진들은 적극적으로 고소를 하는 절차를 포기하고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처리 절차를 진행시키지 않은 면이 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상 당연히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고 인지사건으로 처리할 충분한 사회적 이유와 증거방법적 환경이 존재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이유로, 전국을 관할하는 경찰청은 병원 내 의료진 폭행 방지를 위한 통일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행정청이 내부기준을 마련해야 그에 따르지 않고 동네 아저씨 같은 경찰들을 직무유기죄로 처벌할 근거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강제가 돼야 의료인 폭행방지법은 비로소 실제 실효성이 생기는 것이다.

검찰 또한 이러한 난동 가해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청구 등 엄정한 법적 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

아직까지 병원 내 의료인 폭행 가해자에 대해 검사가 영장을 신청한 사례는 적극적으로 보도되고 있지 않다. 법원도 영장발부나 병원 내 의료인 폭행 피고인에 대한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실형을 선고하는 등 엄정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당분간이라도 법의식이 제고될 때까지는 응급실내 경찰인력의 상주가 필요하다.

응급실 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만성화된 사회 악덕 범죄중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응급실 의료인 폭력은 생명을 다투는 다른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요인이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응급실에 경찰인력을 상주시키고 있다.

이러한 경찰의 응급실 배치는 예컨대 성폭력사건, 음주 운전사고 등 응급실에 내원하는 다른 범죄의 피해자 구조와 사건 초기 단계에서의 범인 검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익산 사건을 계기로 병원 내 특히 응급실 내 의료진 폭행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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