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세계 로봇수술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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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세계 로봇수술 중심에 서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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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4천716일 만에 단일기관 세계 최초로 2만례 성과
로봇수술 국제표준 세우고 국산로봇 개발 산학협력 참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병원장 이병석)이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또 하나의 ‘The First’를 선보였다. 전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로봇수술분야 2만례 시행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최초의 쾌거로, 로봇수술 분야에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했다.

▲ 한웅규 소장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소장 한웅규·비뇨의학과 교수)는 2005년 7월15일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우리나라 첫 담낭 및 전립선절제술을 시행한 지 4천716일 만인 지난 6월12일 로봇수술 2만례를 시행했다. 첫 로봇수술 이후 12년 11개월 6일이 소요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2013년 11월11일 단일기관으로 세계 최초 로봇 수술 1만례 달성이라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2005년 첫 로봇수술부터 1만례 시행 까지는 3천42일(8년 4개월 2일)이 걸렸다.

1만례부터 2만례까지는 1천675일, 즉 4년 7개월 5일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한웅규 소장은 6월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의 활성화 요인 중 한 가지는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국내 최다인 일곱 대의 다빈치 로봇 시스템과 정형외과 수술용 로봇 MAKO, 국산 1호 수술로봇인 Revo-i 등 상용화된 최첨단 로봇수술 인프라에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내분비외과, 대장항문외과, 위장관외과, 간담췌외과, 소아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등에 속해 실제 임상에서 로봇 수술기를 사용하는 50여 명의 의사들은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간암, 췌담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 다양한 암질환 수술치료에 로봇을 활용한다. 이밖에 유방암, 척추신경종을 포함한 여러 종양 제거수술에도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또 이들 의료진은 여러 임상과로 나뉘어 있지만 연관 질환 치료에 적극 협력해 다양한 수술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효율성과 우수한 수술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로봇수술을 선행한 여타 외국 병원들과 차별화된 세브란스병원 만의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시행된 2만례 로봇수술을 임상과별·암종별로 분석해보면 비뇨기암과 갑상선암 수술 실적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로봇수술 적용이 가장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전립선암을 포함한 비뇨기암 수술은 7천100건으로 35.5%를 기록했고 지난 2007년 로봇수술 대열에 뒤늦게 합류한 갑상선내분비외과 수술은 갑상선암절제술을 필두로 총 6천226건이 시행돼 전체 로봇수술의 31.1%를 차지했다. 3위는 위암수술을 포함한 위장관외과 수술이 1천897건 수행돼 9%를 기록했다.

▲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연도별 실적
이 외에도 직장·결장암을 치료하는 대장항문외과, 두경부암을 필두로 한 두경부외과, 산부인과와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심장혈관외과 등이 각 분야별 로봇수술의 장점을 살려 수술치료를 시행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임상 성과의 방대함뿐 아니라 수술 시행에 따른 학술적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함으로써 연구기관으로서의 면모도 과시하고 있다.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350여 편 이상의 로봇수술 관련 논문을 발표해 학계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로봇 술기의 국제 표준을 세우는 데 공헌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로붓수술의 발상지인 미국에서도 세브란스병원의 성과를 높이 평가해 M.D.앤더슨 암센터를 비롯한 유수의 기관에서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을 초청하는 등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수술 7천례를 시행한 비뇨의학과는 아시아 최초 단일포트 로봇수술 시행, 국산 첫 수술용 로봇 장비 개발 및 임상연구 완료 등 로봇수술 선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후복막 접근 전립선 적출술, 전립선 앞의 주요 구조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레찌우스 보존(Retzius-sparing) 전립선 적출술, 진일보한 단일포트 수술법 등의 술식을 연구·개발해 세계학회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세계 로봇수술 분야를 선도하는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1회씩 ‘국제 로봇수술 Live’ 행사를 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외과 의료진이 참석하는 행사로, 로봇수술 장면을 3D 입체 영상으로 현장 중계함으로써 이해를 돕고 세브란스 의료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특히 2011년 행사에서는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외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의 적응질환을 발표함으로써 의료진과 환자들이 겪던 혼란을 일거에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간 이식 공여자에 대한 간 절제술과 유방 전체 절제술에 따른 동시 재건을 대한민국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외과 수술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술 술기를 보유함은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두 번째 국제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를 설립,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중국, 인도 등 38개국에서 2천12명의 의료진이 센터를 방문했다.

▲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트레이닝센터 연수 국가 현황

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 공학자 등 로봇수술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 의학자 및 공학자를 위해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열고 수술용 로봇을 직접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인재 육성에 공헌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산 로봇수술 장비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산 로봇수술 장비 개발은 높은 외국산 로봇수술 장비와 소모품 가격을 낮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된 미래컴퍼니의 복강경 수술용 로봇인 레보아이(Revo-i)의 안전성과 임상 유효성 평가를 위해 담낭절제술과 전립선절제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지난 2017년 3월 임상시험을 종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산 수술용 로봇 개발연구 및 교육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산학협력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발전적인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개발된 수술용 로봇의 사용자 적합성 테스트와 임상시험에 가장 최적화된 센터를 구축한다는 목표가 청사진의 첫 장을 장식하고 있다. 국산 수술용 로봇은 임상연구 단계부터 세브란스병원 임상 교수들이 참여했고, 외국산 로봇수술기와 견줘 성능의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 수술용 로봇개발 기업체에 세브란스병원의 우수한 연구진을 연결함으로써 개발단계부터 임상시험과 정부 허가과정 까지 완벽하게 지원하는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로봇수술에 대한 새로운 트레이닝 프로토콜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로봇수술 시뮬레이터나 실험동물 또는 카데바를 이용한 현재의 교육 진행방식을 발전시켜 가상현실 시스템과 웹기반 교육으로 영역을 확장시킬 방침이다. 교육 분야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유지하고 언제나 최상의 교육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산학협력에 기반을 둔 새로운 트레이닝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웅규 소장은 “수술용 로봇의 개발단계에서 안전하며 임상적 가치가 있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술자가 제대로 된 교육을 쉽고 완벽하게 받아 환자에게 안전한 로봇수술이 적용되도록 만들며, 국제심포지엄과 같은 학술대회를 통해서 지속적인 재교육과 교육 자료의 웹기반 데이터베이스화, 새로운 술기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6월29일 병원 6층 은명대강당에서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2만례 기념 심포지엄’을 가졌다.

한웅규 소장의 기념사와 그간의 히스토리 소개에 이어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의 축사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는 제13대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역임하며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기 도입 결정을 내린 지훈상 차의과대학교 교학부총장이 축사와 함께 로봇도입에 관한 후일담을 들려주는 시간도 마련됐다.

▲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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