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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 시행 후 보완’ 누구의 책임인가
2018년 02월 09일 (금) 11:18:09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올해부터 사실상 폐지된 선택진료제를 놓고 말이 많다. 지난 수십년간 시행돼 오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선택진료제에 대한 논란은 폐지 이후에도 여전하다.

자신이 원하는 의사를 골라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진료비를 더 부담해야 하는 문제로 사회주의식 건강보험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논란속에 의료부문 개혁대상에서 항상 1순위였던 것이 선택진료제다.

이런 논란속에서 수십년간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선택진료제가 나름 순기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명한 특정의사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것을 완화시켜 환자수급을 조절하는 기능 때문에 가격탄력성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체계하에서 ‘필요악’으로 인정받아 온 게 사실이다.

선택진료 폐지와 문재인케어로 그동안 환자가 전액 지불해야만 했던 상급병실료와 비급여 항목이 급여권에 포함되는 바람에 그동안 환자수급조정기능을 해 온 대부분의 가격장벽들이 사라졌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환자들로서는 좀더 크고 낫다고 생각하는 의료기관들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동안 부담스러운 비용으로 망설였던 의료소비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을 탓하기에 앞서 정치논리에 힘을 잃은 보건의료정책이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수가와 의료질평가지원금, 입원료로 나눠 주는 선택진료 손실보전방식이 의료기관들을 환자유치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배분하는 기준인 의료질평가 결과에서 상급종합병원 43곳은 모두 2등급 이상인 반면, 종합병원은 284곳 중 10%도 안 되는 26곳에 불과해 형평성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선택진료 폐지 손실보전 방안에 의료질 향상과 입원실 과밀화 해소정책을 슬그머니 얹은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의료질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도 투자비용 대비 수익으로 보면 수익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그동안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향후 문재인케어에 따른 의료체계 개편의 영향을 짐작하기 쉽지 않아 의료기관 종별로 유·불리를 섣불리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지난 1989년 전국민의료보험과 2000년 의약분업 도입과정에서 ‘선 시행 후 보완’ 정책의 학습효과를 기억하고 있다. 그 후유증이 얼마나 컸고 누가 그 책임을 지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이번만큼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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