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아산상 대상에 ‘한국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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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아산상 대상에 ‘한국여성의전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11.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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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폭력 피해 여성들의 쉼터 역할
의료봉사상 ‘한국구라봉사회’·사회봉사상 ‘복음자리’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 여성 상담기관으로 이들에게 30년간 쉼터를 제공하고 관련 법안 제정 운동을 펼쳐 여성인권 향상과 성평 등에 기여한 ‘한국여성의전화’가 제29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11월23일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대강당에서 제29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대상인 아산상을 수상한 ‘한국여성의전화’에는 상금 3억원이 주어졌으며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 7천만 원의 상금을 시상했다.

대상을 수상한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가정폭력·성폭력 전문 상담기관이자 여성인권운동단체로 지금까지 91만 건이 넘는 상담을 진행하고 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긴급 피난처인 ‘쉼터’를 1987년 개설해 30년간 운영해왔다.

특히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방지법, 성폭력관련법, 스토킹범죄처벌법 발의 등 관련 법률 제정에 앞장서고, 정책제안과 모니터링을 하면서 여성폭력피해자 인권 보장을 위한 제도와 인식 개선에 큰 힘을 쏟았다.

또한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을 통해 24시간 전화상담을 제공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1998년 처음 개설하고 운영하여 폭력피해여성을 위한 긴급전화가 제도화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가가 범죄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적 인식 탓에 개선되지 않던 여성폭력의 현실을 한국여성의전화가 법제화, 제도화 하여 조금씩 바꾸어 왔으며, 제도 개선에 국한하지 않고 여성인권영화제, 국제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한 사회 인식 변화를 도모했다는 평가다.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대표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보다 현대 사회의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 점은 있지만, 아직도 폭력 피해 여성들의 상담이 끊이질 않는 등 우리 사회가 변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며 “이번 아산상 수상을 통해 폭력 피해 여성들의 보호를 넘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립센터 설립과 프로그램 마련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의료봉사상에는 48년간 한센인에게 의치(틀니)를 제작해 건강증진에 기여한 ‘한국구라봉사회’가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출신이 주축이 된 한국구라봉사회는 매년 여름 한센인 정착촌을 찾아 치과진료봉사를 시행하고 의치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4천600명의 한센인에게 60억 원 상당의 의치를 제작해 주었다.

1960년대의 한센병은 전염된다는 편견이 심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 많은 한센인들이 치아를 상실한 채 지냈다. 한국구라봉사회는 이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48년간 의치제작과 보철치료를 통해 한센인의 구강관리 뿐만 아니라 감염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 한센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사회봉사상에는 도시 빈민을 위한 공동체 마을을 만들고 신용협동조합 설립과 복음자리 잼을 만들어 파는 등 공동체의 경제적 자립 및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선정됐다.

1973년 제정구 전 의원과 정일우 신부가 판자촌에서 만나면서 시작된 복음자리는 도시 재개발로 판자촌 주민들이 거리로 내몰리자 도시 빈민을 위한 공동체인 복음자리마을을 만들고 주민들의 자활을 주도했다. 90년대 이후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할 필요성이 커지자 1996년 법인으로 형태를 바꿔 가난한 지역주민, 결혼이주여성, 이주난민, 경력단절여성, 저소득 노인의 자립을 돕고 주민 스스로의 공동체 형성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등 2개 부문 수상자 2명(단체 포함)에게는 각각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이밖에도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분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3개 부문에서 9명(단체포함)을 선정해 각각 3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지난 6월부터 310여 건의 후보에 대해 예비심사, 서류심사, 현지실태조사, 본심사와 심사위원단 추가 현장실태조사, 아산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아산재단은 올해 설립 40주년을 맞아 ‘우리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재단 설립이념을 계승하고 소외계층 존중 및 복지증진 기여를 위해 가족 사랑과 나눔 정신을 실천한 분들을 수상자로 선정해 정주영 설립자가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되새기고자 했다.

아산재단은 1977년 설립 이듬해부터 정읍, 보성, 보령, 영덕 등 무의촌에 현대적 종합병원을 개원해 현재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 8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과 아동, 여성 등의 자립을 위해 4천501개 사회복지 단체에 955억 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만 명의 환자들에게 의료비 810억 원을 지원하였고, 3만 명의 저소득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584억 원의 장학금과 2천322건의 학술연구 과제에 207억 원을 지원하는 등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복지증진을 위해 총 2천556억 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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