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전이 예측, 불필요한 2차 수술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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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전이 예측, 불필요한 2차 수술 줄인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7.04.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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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김민균 교수팀, 유방암 전이 예측 모델 개발
유방암은 매년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생존률 또한 높아지고 있는 질환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유방암 수술에 있어 전이의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불필요한 2차 수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가 발표됐다.

중앙대학교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팀은 최근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 노모그램’을 연구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 노모그램’은 수술 전 겨드랑이 초음파 검사 결과와 흉부 CT검사(전산화단층촬영)로 환자의 나이를 점수화해 3개 이상의 림프절 전이와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의 필요 여부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림프절 전이 검사(동결절편 검사)의 부정확성의 한계를 극복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2차 수술률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천917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으며 노모그램 수립 후 유방보존수술을 받는 별도의 초기 유방암 환자 512명에게 적용해 11.7%의 환자에서만 수술 중 림프절의 동결절편 검사를 시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동결절편검사 시행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됐고 동결절편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88.3%의 환자 중 조직검사(파라핀 포매검사)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2차 수술(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한 환자는 1.6%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돼 이번에 개발한 노모그램의 유효성을 입증해 냈다.

유방은 특징적으로 암세포가 림프관이나 혈액을 타고 겨드랑이의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 유방암 환자의 수술 시 유방 절제술뿐 아니라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도 함께 시행하게 된다. 이때 감시 림프절(암세포가 첫번째로 도달하는 림프절)에 전이가 발견되는 경우 유방암의 재발률이 높아지고 생존율은 저하되어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함께 시행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할 경우 어깨와 팔의 통증 및 감각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견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정상적인 움직임의 회복에 약 12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약 14~40%의 환자들에게서 림프부종이 발생하게 되는 등 환자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를 보이는 환자의 60%에서는 전이된 림프절의 수가 1개 또는 2개에 그쳐, 전체 림프절 곽청술의 이득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10년 미국종양외과연구자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ACOSOG Z11 trial)에 따르면, 유방보존수술을 받는 초기 유방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감시림프절 생검 결과에서 전이가 1~2개 있더라도 ‘림프절 곽청술’의 시행 여부와 관계없이 재발율과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2016년 말에 발표한 장기 추적 결과에서도 재발율과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 결과 2017년에 개정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방암 치료권고안에서는 유방암의 크기가 5cm 이하면서 임상적으로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지 않고, 감시림프절 생검에서 1개 또는 2개의 전이만을 보이는 경우에는 액와부에 감시림프절 절제만 시행하는 보존적인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이때는 표준 치료에 맞는 보조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전이가 있는 감시림프절의 수는 보통 수술 중 시행하는 ‘동결절편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하게 되고 동결절편 검사는 신속한 결과를 알 수 있지만 최종적인 조직 결과를 판단하는 파라핀 포매 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져 조직 특성에 따라 결과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이 문제다.

전이된 림프절 개수의 판단에도 파라핀 포매 검사 결과에서 동결절편 검사와 다른 결과를 보일 수 있어 검사 상의 한계 때문에 결국 액와부에 2차 수술을 하게 되거나, 불필요하게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와 연구팀은 동결절편 검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2차 수술률을 줄일 수 있는 유방암 림프절 전이 예측 노모그램을 연구 개발해 수술 중 감시림프절의 동결절편 생검 없이도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정도를 예측해 불필요한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 초음파검사 및 흉부CT검사 결과를 통합해 유방암의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 결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있어 노모그램을 통해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을 피할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해 불필요한 수술 및 부작용을 줄임으로써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고, 향후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균 교수팀의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암학회 국제영문학술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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