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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정책에도 핸디캡이 필요해
이근 인천시병원회장(가천대학교 길병원장)
2016년 12월 26일 (월) 01:00:41 오민호 기자 omh@kha.or.kr
   

▲이근 인천시병원회장(가천대학교 길병원장)

수도권에 소재한 병원들 역시 간호인력을 비롯한 전문 의료인력 부족이 병원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인천시병원회 이근 회장(가천대학교 길병원장)은 최근 병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력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지역 회원병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많은 병원들이 전공의가 없어 전문간호사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공의가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전공의가 해야 할 업무를 이제는 전문간호사로 대체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가 더 이상 수련이 필요한 교육생이 아닌 노동자로 봐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의 업무를 수행할 대체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전공의를 가르쳐야 하는 과장급 교수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 환자를 진료하고 밤 늦게 퇴근하는 반면 전공의들은 노동자처럼 아침 8시에 나와 5시에 퇴근하고 주말 당직도 서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의 교과서는 환자이고 환자는 밤에 많이 오지만 낮 동안에 옆에서 서서 눈으로만 보려한다”며 “교육이라는 것은 업무가 끝나고 교수들이 따로 교육을 시키는 건데 낮에만 교육을 받으려고 하면 대학병원에서 어떻게 교육을 시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노동자처럼 근무시간을 따지고 돈을 받아가면서 배우는 것은 이제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의사는 옛날처럼 도제식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제대로 된 전공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사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병원들은 어쩔 수 없이 의사들이 해왔던 업무의 일부를 전문간호사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간호인력 등 의료인력 부족 문제 해법으로 모든 직능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사의 업무의 일부를 간호사가 책임지는 것처럼 간호사 업무의 일부를 간호조무사로 이동시키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간호조무사의 교육 과정을 개선·강화하는 대신 업무 범위를 넓혀 간호사 업무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면서 “간호 질 평가 및 간호조무사의 간호등급 적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병원에서 정부의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제도 완화를 위한 핸디캡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골프도 핸디캡을 주는데 정책이라고 핸디캡을 주지 말라는 법은 없다”면서 “정책의 기준을 병원환경에 맞게 낮춰 주면 그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정작 지방 중소병원의 경우 간호사를 구하기 어려워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150병상의 병원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할 수 있게 기준을 낮춰주고 간호사의 업무 일부분을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더 많은 병원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늘고 있지만 핵가족화로 인해 케어가 제대로 안돼 가정 파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노인 환자들을 중소종합병원에서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정책의 기준을 낮추는 핸디캡이 정책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간호등급제를 허가병상 기준에서 가동병상 기준으로 변경하고 병상간격 확대로 인한 시설개선 비용 지원, 약사 정원 산정 기준 완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같은 정책은 유예기간을 둬서 인력충원이 될 수 있는 기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회원병원들의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이근 회장은 “인천과 같은 수도권의 간호사들은 서울로 가고 지방의 간호사들은 수도권으로 몰린다”면서 “이는 지방을 공동(空洞)화로 만들어 취약지역은 계속 취약지역으로 남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31개의 종합병원이 회원병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인천시병원회는 그동안 친목단체의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부터는 지역 병원들을 살리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들이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회장을 맡고 있다”면서 “올해 사업 목표는 서로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 회송체계·협진체계를 잘 갖춰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목표는 인천지역 환자의 40%가 서울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병원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자칫 지역주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질 경우 지역내 중소병원들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회장은 “회원병원들과 함께 서울로의 환자 유출을 막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협진과 회송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칭찬문화를 확대해 환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 병원들을 위해서는 대형병원 위주의 정책보단 지역의 종합병원들을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병원협회도 지역 중소병원들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병협 만큼은 다양한 생각을 수렴하여 공통적인 것을 찾아 서로의 입장을 중개하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중소병원과 대학병원들이 함께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대학병원장이 병원협회 회장이 되는 것은 임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은퇴하신 병원장님들이 회장을 맡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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