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100세 초고령 환자 심장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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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100세 초고령 환자 심장 수술 성공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6.12.2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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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환자도 상황에 맞는 고난도 심장 수술 가능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초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고난도 심장수술을 시행해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심장원스탑클리닉 장기육(순환기내과), 김환욱(흉부외과) 교수팀은 서울 북아현동에 거주하는 이우천 씨에게 대동맥판막 치환술과 상행대동맥 및 대동맥궁부분치환술, 심방세동 부정맥 수술 등 3가지 흉부외과적 수술을 저체온(28도) 요법을 사용해 시행했다.

환자의 주민등록상 나이는 1913년 3월 생으로 올해 만 103세로 이 씨는 숨이 찬 증상으로 2013년 4월부터 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로부터 치료 받아왔다. 평소에는 약물치료를 받아오다 상태가 안 좋아지면 단기 입원하여 이뇨제 등 주사요법을 받아왔다.

올해 12월 초 장기육 교수는 더 이상 약물치료와 주사요법으로는 한계가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마지막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을 권유했다. 보호자는 환자의 고령 나이를 부담스러워했지만 날마다 숨이 차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그대로 둘 수 없어 수술을 결정했다.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등 수술 전 검사에서는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상행대동맥확장증(5cm), 심방세동 부정맥 등이 확진됐다.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이란 심장수축으로 전신에 혈액이 공급할 때 문의 역할을 하는 대동맥 판막이 열리면서 전신으로 나간 후 다시 심장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확실히 닫혀야하는데 이 씨와 같이 고령으로 인해 판막이 후방으로 밀려지면 나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질환을 말한다.

상행대동맥확장증은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 공급을 담담하는 가장 큰 통로인 대동맥의 직경이 확장되는 질환이다. 통상 35mm 정도의 직경을 가지나, 점점 증가하여 55mm∼60mm 이상이 되면 수술을 받아야한다. 직경이 점점 증가할수록 대동맥벽 두께가 얇아져서 일반적인 혈압범위에서도 파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방세동부정맥은 심방과 심실이 각각 교대로 규칙적으로 수축해서 효율적 심기능을 유지토록 하는 정상적 신호전달체제에 이상이 생긴 질환으로, 이러한 규칙성이 깨져 심방의 효율적 수축기능이 발생하지 않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심 기능을 악화시키고, 뇌졸중의 위험성이 6배 이상 높다. 심방세동은 6∼70세 이상에서 10% 이상의 유병율을 보이는 질환이나, 이 씨의 경우 대동맥 판막폐쇄부전증이 오래 되어 이차적으로 유발된 질환일 가능성이 있었다.

다행히 검사 상 수술 시행에 별 무리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신체적 기능역시 심장기능 말고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실제 나이보다 건강한 것을 확인했다.

12월7일 이 씨는 흉부외과 김환욱 교수의 집도로 수술대에 올랐다. 김 교수는 우선 환자의 체온을 낮추어 생체의 대사 및 산소소비량을 감소시킨 후, 장기의 저산소 상태나 혈류차단에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연장시키는 저체온 요법을 실시했다.

체온을 낮추는 동안, 우선 이 씨의 낡은 심장 판막을 새롭게 바꿔주는 수술과 심방세동 부정맥수술을 했다. 판막은 내구성이 기계판막보다는 못하지만 응고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고 고령 환자의 식습관을 고려한 조직판막으로 결정했다.

이후, 인조혈관을 이용하여 5cm이상 확장된 상행대동맥 및 대동맥궁 부분치환술을 해주었다. 대부분 치환술시, 과거 18도로 낮추는 극심한 저체온 요법을 사용했으나, 현재 김 교수는 수술 술기와 기법 발달로, 증등도 수준인 28도로 낮추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초고령인 환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

김 교수는 환자 이 씨의 수술 전 검사 상황을 믿었다. 고령이면 잘하지 않는 심방세동 부정맥까지 치료해서 이 씨의 막바지 삶의 질을 높여 주고자 했다. 부정맥수술은 비정상적인 심장 내 전기 신호가 전달되지 않도록 전달 통로를 차단 및 격리시켰다.

김 교수는 모두 합쳐 3가지의 큰 흉부외과적 수술을 단 4시간 만에 끝냈다. 아무래도 수술시간을 줄여 환자의 체력적 소모를 최소화 시키고자 한 것이다.

고령 환자 수술에 대한 집중과 배려 덕분으로 이 씨는 수술 후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겨 현재는 병실을 걸어 다니면서 운동 중이다. 수술 전 증상도 크게 완화되는 등 빠르게 기력을 회복하고 있어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수술을 집도한 김환욱 교수는 “모든 질병의 수술적 치료시 위험인자 중 하나는 환자의 연령이라며 고령의 환자는 동반질환도 많고 인체조직의 탄력이 약해서 절개와 봉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히 “고령 환자에게 고난도 심장 수술을 시행해야할지라도 확실한 수술 전 검사를 통해 신체적으로 견딜 수 있다는 결과가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큰 수술을 잘 견뎌준 환자에게 감사하고 남은여생이 의미 있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2011년 국내 최초로 102세 대장암 환자에게 수술을 성공한 이래, 2014년에 국내 최고령 환자(71세) 소장이식과 100세 외국인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과 비뇨기과 동시 수술을 성공하는 기록을 세운바 있다.

2016년 103세 환자 뇌졸중 치료를 성공시킨 바가 있고 이번 100세에 가까운 환자의 심장수술 성공으로 초고령 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100세 시대 적극적 치료로 새로운 건강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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