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은 장애 가진 현생인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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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은 장애 가진 현생인류일지도
  • 윤종원
  • 승인 2005.09.2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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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돼 `호빗"이란 별명의 새로운 초기 인류 종으로 추정됐던 성인 여성 유골은 이상소두(異常小頭)증을 가진
현생인류의 것이라는 주장이 학자들로부터 제기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22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가자 마다대학의 고고인류학자 테우쿠 자콥 교수는 키가 1m에 불과한 이 1만8천년 전 여성의 유골을 조사한 결과 이상소두증을 가진 현생인류가 틀림없다는 주장을 내놓았고 다른 학자들도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상소두증은 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것이 특징이지만 왜소증과도 관계가 있으며 얼굴 및 턱의 기형과도 관계가 있다. 이런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현대인이라도 진화론적 맥락에서 원시인 같은 얼굴을 갖게 될 수 있다.

봅 마틴 교수도 이 `호빗"의 뇌는 생물학의 기본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몸의 크기가 절반이면 두뇌 크기는 15%만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며 그렇다면 이 유골은 750㏄의 두뇌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400㏄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만한 크기의 두뇌를 가진 동물이라면 미어캣 정도의 몸집이라야 맞는다고 주장했다.

영국 로햄튼 대학의 앤 머클러넌 교수도 최근 런던 의대 창고에서 호빗의 두뇌크기와 일치하는 이상소두증 환자의 두개골을 발견, 호빗의 작은 머리 크기가 이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종인류" 회의론에 가세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여성 유골과 함께 발견된 다른 인류 유골들 중에 이 여성의 하악골 특징과 완전히 일치하는 다른 유골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호빗"을 발견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로 명명한 발굴팀의 버트로버츠 교수(호주 왈롱공 대학)는 "백보 양보해 `장애" 이론을 받아들인다 해도 완전히 같은 두 개의 하악골이 나왔다는 것은 한 곳에 중증 장애인이 2명이나 있었다는 의미"라며 "1만8천 년 전 이 작은 섬에 나환자촌처럼 장애인들이 몰려 살았을 가능성은 너무나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호빗 유골을 발굴한 학자들은 이 유골이 긴 팔과 비스듬한 턱, 아래 앞어금니의 치근이 현생인류와 달리 한 쌍으로 돼 있는 점 등을 들어 이 호빗이 근 100만년 전에 플로레스섬에 도착한 직립인간이나 다른 원시 인류의 후손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이 인류가 몸집이 작은 종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주변에서 발달된 석기류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이 종이 작은 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지능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섬의 특이한 환경이 이들의 진화에 독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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