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콩팥병'…'알부민' 치료로 절반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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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콩팥병'…'알부민' 치료로 절반 줄인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6.05.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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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흉부외과 공동 연구팀, 美 마취과학회지 최신호 발표
관상동맥우회술 전 알부민 용액 투여시 '급성 콩팥손상' 발생률 47% 감소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흔히 겪는 합병증인 '급성 콩팥병'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인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인철·이은호 교수, 흉부외과 이재원·정철현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을 성인환자 중 저알부민혈증을 보인 220명을 선별해 그 중 102명에게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후 수술을 시행했다.

220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합병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술 전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콩팥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약 4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이자 미국 마취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마취학(Anesthesiology)' 5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저알부민혈증은 혈액 속 단백질 물질 중 하나인 알부민이 저하된 상태를 말하며 콩팥손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돼 왔다.

하지만 알부민 저하가 심장수술 후 합병증인 급성 콩팥손상을 직접적으로 일으키는지와 저알부민혈증의 교정으로 인한 효과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어 저알부민혈증을 지닌 수술환자를 교정군과 비교정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하게 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저알부민혈증이 심장 수술 후 콩팥기능을 떨어드리는 독립적 위험인자로 확인됨과 동시에 수술 전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미리 투여함으로써 이러한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특히 수술 전 알부민을 투여해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은 안전하면서도 쉽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 후 합병증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콩팥병을 예방해 심장병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수술은 혈류량·혈압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수술 중 하나로 몸 속 많은 혈관에 큰 부담을 준다. 또한 수술시 쓰이는 약물의 독성 물질은 혈전생성이나 혈관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모세혈관 덩어리로 구성돼 있는 콩팥을 망가뜨리기 쉽다.

따라서 콩팥기능이 수시간에서 수일에 걸쳐 급격하게 저하되는 급성 콩팥손상(acute kidney injury)은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의 1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가장 흔한 수술 후 합병증이다.

환자의 5%는 만성 콩팥질환을 겪으며 1∼2%는 콩팥이 완전히 망가져 투석이나 콩팥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중증상태를 보인다.

현재까지 급성 콩팥손상의 합병증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고령, 체질량지수, 수술 전 콩팥기능 상태, 간질환, 당뇨, 말초혈관질환 등에 대한 교정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다른 요인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알부민이다. 알부민은 혈장 속 단백질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물질로 독성물질의 중화 및 운반, 단백질 저장 등의 역할과 함께 모세혈관 내로 액체를 잡아 놓은 혈장교질 삼투압을 조율한다.

알부민이 정상수치(3.5∼4.0g/dL) 보다 떨어지면 이 역할이 원활하지 않게 돼 노폐물이 몸 안에서 제거되지 않고 혈관도 손상되면서 결국 콩팥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심장수술 후 콩팥손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고자 관상동맥우회술을 받는 저알부민혈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 연구했다.

수술 전 혈장 알부민 수치가 4.0 g/dL미만인 220명의 대상 중 102명에게 마취유도 직후 관상동맥우회술이 시작되기 전에 알부민 용액을 투여했다.

20%의 농도의 알부민 용액은 102명의 알부민 수치에 따라 3.5 g/dL이상 4.0 g/dL미만인 경우 100 mL, 3.5 g/dL미만인 경우 200 mL, 3.0 g/dL미만인 경우 300 mL로 투입량을 각각 달리했다.

220명 중 나머지 118명 대조군의 경우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방법과 양으로 생리식염수를 투여했고 수술 후에는 국제 기준(Acute Kidney Injury Network; AKIN)에 따라 급성 신장손상의 발병유무를 추적 관찰했다.

혈장 알부민 수치가 수술 후 48시간내 0.3mg/dL 증가하거나 7일내 1.5배 증가한 경우 급성 콩팥손상으로 진단했다.

알부민을 투여한 환자군의 발생률은 13.7%, 그렇지 않은 환자군은 25.7%로 나타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한 경우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률이 47% 가량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취통증의학과 최인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20% 농도의 알부민 용액을 투여해 수술 전 저알부민혈증을 교정하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어떤 방법보다 심장 수술 후 급성 콩팥 손상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알부민이 혈관 내 돌아다니는 독성 물질을 붙잡아 완화시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가져오며 나아가 콩팥의 혈류량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심장수술 후 발생하는 콩팥 손상의 합병증을 막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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