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세계간이식학회 국내 첫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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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세계간이식학회 국내 첫 개최
  • 박현 기자
  • 승인 2016.05.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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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질환 석학 1천200여 명, '생체 간이식 메카' 한국 찾았다
간질환 증가세 속 생체 간이식 최다 증례·최고 성공률의 한국 주목
5월3일 오전 10시 서울의 한 호텔 대강당에 세계 50여 개국 500여 명의 외과의사가 모였다. 그들의 관심은 서울아산병원 수술실에서 실황으로 중계되고 있는 대형화면에 쏠린다.

말기 간경화와 간암을 앓고 있는 50대 남성의 간을 잘라내고 자녀 2명의 건강한 간을 복강경 기구로 떼어 주는 2대1 생체 간이식 수술이 3개의 수술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펼치는 섬세한 간절제술과 많은 혈관을 잇는 신속 정확한 문합술에 세계 석학들은 눈과 귀를 떼지 못한다.

간이식 분야 역대 최대규모의 국제학술대회인 '2016 세계간이식학회'(조직위원장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석좌교수)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5월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린다.

변형우엽 절제술, 2대1 수술 등의 독자적인 생체 간이식 수술법을 개발해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세계 최다 수술을 시행하면서도 최고의 성공률을 기록한 한국의 경험에 세계 간질환 석학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제22회 세계간이식학회(ILTS ; International Liver Transplantation Society) 학술대회'에는 미국, 유럽 등 54개국의 1천여 명 및 국내 200여 명 등 총 1천200여 명의 외과, 내과, 마취과 등 전 세계 간질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계적인 간암 및 간이식 수술 권위자로 알려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이번 대회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고 조직위원장으로서 간이식 등 말기 간질환 치료의 최신지견 및 발전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끈다.

학회 첫날인 5월3일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고난도 수술인 2대1 생체 간이식 수술을 생중계로 시연하며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에는 심포지엄 등의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에서 60여 개 초청강연과 600여 편의 논문발표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수술 생중계 시연은 세계간이식학회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로 세계 50여 개국 500여 명의 외과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대1 수술과정 중 기증자 한 명에게 최고난도의 술기를 요구하는 복강경 기증자 간우엽 절제술을 시행해 간이식 분야에 대한 최소침습수술의 발전모습도 자세히 볼 수 있다.

한국은 B형 간염과 잦은 음주 등으로 인해 말기 간질환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OECD 국가 중 간질환 사망률 1위의 국가다.

간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전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식생활 등에 따른 지방간질환(NAFLD)이 급격히 증가해 말기 간질환의 위험성 역시 계속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간질환의 증가세 속에 매년 미주, 유럽, 아시아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최고 권위의 세계간이식학회는 말기 간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생체 간이식 수술의 완성형을 선보이며 최다 시행 및 최고 성공률을 거둔 한국을 찾게 됐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생체 간이식 4천180례를 기록해 단일병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등 한국의 생체 간이식 증례는 세계 최다이다.

2014년 인구 100만명당 간이식 건수 역시 한국이 25.2명으로 미국(21.7명)과 일본(3.8명)을 앞선 바 있다.

또한 199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체 간이식을 성공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최근 보고한 장기 생존율을 살피면 20년 생존자는 총 7명이며 10년 생존율은 86.9%으로 간이식 치료가 장기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본격적 궤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의 전체 생체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 역시 97%(1년), 89%(3년), 88.5%(5년)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미국(UNOS)의 간이식 생존율 88.7%(1년), 82.7%(3년), 79.7%(5년)를 훨씬 뛰어넘는 기록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이식 수술법은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국제 표준치료의 프로토콜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1999년 1월 간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좌엽보다 크기가 더 큰 우엽의 간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킨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전 한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은 이 수술법을 통해 100례를 넘기며 성공률도 당시 70%에서 95%를 넘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변형우엽 간이식'은 간이식 수술법에 대한 기존 개념을 바꾸어 놓은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세계 간이식계는 이 방법을 기본(프로토타입) 표준술기로 삼고 있다.

나아가 서울아산병원은 2000년 3월 세계최초로 '2대1 생체 간이식'이라는 이식수술의 기증자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고도의 수술법을 성공했다.

환자에게 주어야할 간의 양이 적은 경우 두 사람의 간 기증자로부터 간의 일부를 각각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기증하는 수술법으로 당시 시행하던 우엽 단독 이식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했던 432명의 생명을 이 수술로 지금까지 구할 수 있었다.

세계 전체 시행의 90%를 차지하며 현재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또한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을 가능하게 한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식이 까다로운 성인 환자에게서만 현재 국내 최다인 370건의 수술을 기록해 불가능해 보이던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국내를 중심으로 성적향상이 이뤄져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증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성적 또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동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규 조직위원장은 “간이식 분야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함으로써 말기 간질환 치료 및 연구 분야의 한국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세계 석학들을 초청해 간이식 수술에 대한 최신현황과 발전방향을 논의하게 됨으로써 국내 의학자들은 물론 말기 간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석좌교수는 지난 2013년 파리에서 개최된 세계간이식학회 이사회에서 미주, 유럽, 아시아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이사들을 설득해 만장일치로 2016 세계간이식학회를 국내에 유치했다.

이승규 석좌교수가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삼성서울병원 이석구 교수, 서울대병원 서경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송기원 교수가 대회 조직위 학술위원으로 활동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세계 급성간부전의 이식 적응증 기준(King’s criteria)을 확립한 런던 킹스대학병원의 간연구소 소장인 니겔 히튼(Nigel Heaton) 교수가 참석한다. 니겔 교수는 유럽에서 심장사 후 기증자 간이식(DCD LT)을 가장 많이 한 권위자다.

그리고 'Liver Transplantation(간이식)'이라는 세계 간이식 교과서의 저자이자 전미 최고의 간이식 프로그램을 개발한 UCLA병원의 외과장 로널드 부스틸(Ronald Busuttil) 교수, 생체 간우엽 이식의 권위자이자 세계간이식학회 전 회장인 홍콩 퀸메리병원의 외과장 청 마우 로(Chung Mau Lo) 교수 등 간이식 분야 세계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조절 T림프구, 거식 세포 등 각종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억제회피요법 △만능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해 이식 가능한 인체 간을 만들어 내는 인공 간개발 △복강경 공여자 간절제술에 대한 표준화 및 안정성 향상을 위한 수술방법 및 기구개발 등 최신 간이식 연구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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