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절반 이상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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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절반 이상 살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6.05.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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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성과 분석 결과 발표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통해 연간 약 100명씩의 생명을 살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후관리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이 비수혜자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7월부터 시작한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성과를 분석, 5월3일 발표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병원에 배치된 상담인력(병원당 2명)이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중 서비스에 동의한 환자를 지속 상담하고 퇴원 이후까지 지역사회의 복지-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현재 전국 27개 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말까지 해당 응급실에 총 1만3천643명의 자살시도자가 내원했는데, 응급실에서 사망한 597명(4.4%)을 제외한 1만3천46명에게 서비스를 제안해 동의한 6천159명(47%)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5년 말까지 해당 응급실 방문 자살시도자 중 10.6%가 사망했는데, 서비스 비수혜자의 사망률은 14.6%인 반면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은 5.9%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망자 중 손목자상, 약물·가스중독, 질식 등 자살로 추정되는 사망자의 비율은 5.7%이며, 이 중 서비스 비수혜자의 사망률은 7.5%인 반면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은 3.7%로 나타났다.

확인된 사망률로 해당 응급실 내원자 전체 사망규모를 추정하면 서비스 비수혜자 1천6명, 서비스 수혜자 363명이며, 자살로 추정되는 사망은 서비스 비수혜자 517명, 서비스 수혜자 228명으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총 사망자 기준으로는 약 536명, 자살추정 사망자 기준으로는 약 234명의 생명을 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원광대학교 산본병원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응급의료과 위대한 교수는 “의사로서 어렵게 살린 분들이 자살 재시도로 응급실에 다시 실려와 사망하는 경우를 볼 때가 가장 힘들다”며 “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분들 중 혼자오시거나 치료도 제대로 않고 퇴원하는 등 염려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며 자살시도자는 사후관리를 통해 적절한 치료나 지역사회 서비스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5월3일(화) 인천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해 각 지역 병원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사례관리사 이유진 씨(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어떻게 막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장에서 보면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당장은 힘들어 죽으려고 하다가도 그 순간만 잘 넘기도록 도와주면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경우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및 심리부검 결과를 보면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다”며 “응급실을 기반으로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성과가 확인된 만큼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자살재시도 위험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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