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모 저변 확대 및 정부 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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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모 저변 확대 및 정부 지원 이뤄져야”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1.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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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에크모팀 조양현 교수
술기 발전에 맞춰 보험심사 기준 유연성 갖춰야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도입하지 못한 병원이 많고, 아직까지 의사들 사이에서도 인식이 낮은 에크모의 저변 확대가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물론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지난해 에크모 시술 1천례를 돌파한 삼성서울병원 중증치료센터 다학제 에크모팀(팀장 성기익·흉부외과)의 조양현 교수는 국내 에크모 시술의 현 위치를 짚어보고 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존 치료방법에 반응이 없는 중증 심부전 및 폐부전 환자를 위한 에크모(ECMO, Extracorporeal Membrance Oxygenation)는 체외 순환을 이용한 혈액 산소화 장치로, 심폐부전이나 심장정지 등과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체내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고 다시 환자 몸 안에 넣어주는 장치다. 몸 밖에서 심장과 폐의 역할을 대신한다.

조양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현대적 에크모 치료를 시작해 지난해 시술 1천례를 돌파했으며, 술기 또한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진화했다”고 소개했다.

2003년 흉부외과 이영탁, 성기익 교수가 에크모를 국내에 도입한 이후 발전을 거듭해 온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4년에는 ‘중증치료센터 다학제 에크모팀’을 구성, 지난해 한 해만 129건의 에크모 시술을 시행했으며, 세계 유명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60% 이상의 생존퇴원율을 기록하며 국내 관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이 같은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국내 에크모의 현실은 아직까지 무척이나 초라한 상황. 높은 초기 투자비용 탓에 에크모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에크모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의사들 또한 많지 않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조금만 일찍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다면 온전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을 환자가 의료진의 정보 부족으로, 또는 병원의 장비 부재로 반신불구가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볼 때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히고 “안타까운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병원과 의사들부터 에크모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만 한다”며 에크모의 저변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교수는 또한 너무도 빡빡한 보험 심사기준 또한 에크모의 저변 확대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가제도가 따라오지 못하면 기술의 발전 또한 멈출 수 있다는 우려이다.

그는 “에크모가 고비용 치료이기 때문에 환자가 사망하면 무조건 삭감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건강보험 삭감의 주요타깃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치료가 잘못된 것인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치료인 만큼 보다 유연한 심사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최신식 캐뉼라(몸속 삽입 도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도입 자체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일례로 들며 “다른 항암치료나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비용이 아니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생존 후에 거의 정상생활을 할 수 있기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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