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들도 피해갈 수 없었던 질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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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들도 피해갈 수 없었던 질환 있었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5.05.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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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 및 관절염은 세기 불문 대중적인 질환
세종대왕-강직성 척추염, 콜럼버스-관절염, 나폴레옹·알렉산더-통풍
지긋지긋한 허리 통증, 비만 오면 쿡쿡 쑤시는 무릎.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본 적 있는 고통이다. 통계학적으로 요통은 살면서 80%의 인류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다. 이런 척추, 관절 질환은 의학의 발달 이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왔으며, 심지어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역사 속 위인들조차도 피해갈 수 없었다.

지금부터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척추, 관절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조선 제일의 성군, 세종대왕 척추 앞으로 굽는 강직성 척추염?
오는 5월15일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탄신일이다. 요즘은 스승의 날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초창기 스승의 날은 26일이었다. 그 뒤 우리 겨레의 큰 스승인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기리며 그의 슬기와 뜻을 계승하자는 의미로 15일로 변경된 것이다.

그만큼 세종은 정치, 경제, 문화면에서 훌륭한 치적을 쌓아 수준 높은 민족 문화의 창달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아픔이 존재했으니, 바로 강직성 척추염이다. 이는 당뇨병과 함께 실명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척추 관절의 인대와 힘줄이 유연성을 잃고 굳어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상당 부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나 세균 감염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부산부민병원 척추센터 이홍석 센터장은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라며 “그 당시 의술로는 병의 치료가 불가능했으나 현재는 체내 염증반응을 차단하는 약물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해 병 자체의 진행을 막아주진 못하지만 약물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게 되면 통증은 물론 척추의 뻣뻣함을 감소시켜 운동 및 신체 활동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세계 제일의 탐험가는 무릎이 아팠다?
탐험가 크로스토퍼 콜럼버스는 유럽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최단 경로를 개척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이러한 발견 아래 비로소 유럽인들은 활동 무대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길 수 있었으며 현재 아메리카 대륙이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런 그에게는 고질병이 하나 있었는데, 세상을 돌아다니는 탐험가란 그의 직업에 꼭 들어맞는 것이었다. 바로 무릎 관절염이다. 관절염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무릎의 과도한 사용 혹은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면 관절 내 연골이 닳고 관절 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보행 장애까지 초래한다.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서진혁 과장은 “무릎 관절염은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라며 “쪼그려 앉아서 장시간 일을 하거나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경우 쉽게 발병하는데 그 당시 콜럼버스는 장기간 좁은 선박 위에서 생활해야 했고 많은 곳을 탐사해야 했으므로 무릎 관절이 혹사당해 관절염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콜럼버스는 꿈꾸던 금은보화를 얻지 못한 채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후원자였던 이사벨 여왕까지 잃어 좌절감과 극심한 관절염에 시달리다 55년의 생을 마감한다. 그에게 있어 관절염은 고달픈 직업병이자 마지막까지 몸에 새긴 영광스러운 나날의 기억이었다.

부자 병의 시초? 부유한 사람들만 걸렸던 통풍
나폴레옹, 알렉산더 대왕, 영국 헨리 8세 국왕. 이들에게는 세상을 호령했다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통풍을 앓았다는 것이다.

통풍은 흔히들 병 중의 왕 혹은 부자의 병이라고 불린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처럼 잘 먹고 부유한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단백질의 한 종류인 퓨린이 흡수되고 난 후, 남은 찌꺼기인 요산이 혈액 내에 쌓여 그 농도가 높아지고 바늘같이 뾰족한 요산염 결정을 형성해 관절의 연골 및 주위 조직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통풍이라고 한다.

통풍성관절염이 발생하면 밤에 관절 부위가 쑤시고 뻣뻣해지면서 부어오르는데 심한 경우 옷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엄지발가락과 발목에서 처음 발병하고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 관절이 있는 곳은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통풍은 전체 환자 가운데 남성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남성병’으로 통하는데, 그 중에서도 퓨린이 다량으로 함유된 삼겹살, 치킨 등의 육류와 생선류, 맥주 등을 함께 먹으면 통풍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인물들마저도 육체적 질환은 극복하지 못했다. 지금이야 의술의 발달로 누구든 손쉽게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그때엔 생사를 오가는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한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바로 육체적 고통에 얽매이지 않고 주도적으로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몸이 아프면 삶이 고달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달프다고 하여 삶을 가꾸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일화처럼 아프더라도 충분히 그 삶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오늘을 살아가도록 하자.

[자료제공 : 부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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