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자립 위해 3년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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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자립 위해 3년간 지원
  • 박현 기자
  • 승인 2015.04.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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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개발도상국 의료지원의 새로운 모델 제시
일시적 지원이 아닌 자립을 위한 '물고기 잡는 법' 전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깜퐁참주 밧티에이. 지난 4월9일 이곳에서 '밧티에이병원' 공식 개원식이 있었다.

밧티에이병원 개원은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윤강섭 서울의대 교수)이 한국국제협력단의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 사업'을 3년간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공공병원 최초로 이번 사업에 참여해 캄보디아 주민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힘썼다.

개원식에는 캄보디아 보건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캄보디아 의료 및 외교계 인사, 깜퐁참주 주민 등 총 4천여 명이 모여 밧티에이병원 개원을 축하했다.

특히 이번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보라매병원 이상형(서울대 신경외과)대외협력실장은 캄보디아 보건부장관으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캄보디아는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모성사망비(출생아 10만명당 산모 사망자 수)가 201로 우리나라에 비해 10배 가량 높고 5세 이하의 유아사망률 역시 1천명당 40명으로 동남아 인근 국가들 중에 가장 높다.

때문에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 사업은 의료환경 개선은 물론 모자특화 병원을 목표로 현지 실정에 맞는 의료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됐다.

보여주기 식의 시혜적이고 일시적인 의료지원을 지양하고 해당 지역의 자립적인 보건의료시스템 확립을 목표로 현지 맞춤형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캄보디아 밧티에이병원 역량강화 사업은 개원까지 총 3년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먼저 열약했던 병원 내 시설과 의료장비를 개선했다.

신축병원 건설에 대한 자문과 함께 새로운 의료장비의 도입을 검토했다. 병원 내 의료장비 도입도 기존의 해외 의료장비 지원 방식과 방법을 달리했다.

기존의 의료장비 지원의 경우 캄보디아의 실정에 맞지 않는 고사양의 의료기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고사양의 의료장비는 캄보디아의 전력 수급 상황과 맞지 않고 유지비용도 많이 들어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웠다. 또한 고사양 의료장비를 능숙히 다룰 수 있는 의료진도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지역 현실에 맞는 의료기기를 도입코자 먼저 의공기기 전문가를 파견하여 캄보디아 현지의 타 병원 및 의료업체를 방문하는 등 철저한 현지 조사를 시행했다.

밧티에이 지역의 환자현황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현지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장비를 선정했다.

의료장비 제안서 검토 및 의료장비 설치 및 감독까지 모두 보라매병원의 의료진 검수를 거치도록 했다. 고비용의 일회용품을 배제하고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발전기까지 설치·가동됐다.

시설 개선과 동시에 밧티에이 의료진에 대한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감염 방지를 위한 소독 방법 등 기초적인 의료지식부터 모자병원의 특성에 맞게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중심의 교육이 진행됐다.

2012년 1월부터 현재까지 총 9차례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환경을 파악하고 캄보디아 의료진에게 초음파 진단법 등 교육을 실시했다.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은 현지에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지난해 4월 총 14명의 의료인을 국내로 초청해 제왕절개 수술을 참관하게 하고 초음파 실습 등의 국내 연수를 실시하는 등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학습효과 향상을 꾀했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의 3년간의 노력으로 인해 25개 병상의 환자도 거의 없던 병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진료대가 설치되고 수술실이 들어섰다.

병원신축 공사가 완공되어 2014년 11월에는 60병상 규모의 현대화된 병원이 완성됐다. 병원 준공 이후 2015년 1월 외래환자 수는 717명으로 사업 시작 전 월평균 환자 수 166명에 비해 432%나 증가했다.

윤강섭 보라매병원장은 “이번 밧티에이의 역량강화사업은 기존에 국내 병원에서 이뤄졌던 일회성의 의료지원과는 차원이 다른 해외 의료 지원 활동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개발도상국 의료인의 교육 사업 강화 등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공공의료의 역할을 강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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