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사랑, 1만리 거리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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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사랑, 1만리 거리 초월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5.03.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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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총각 춘분턴, 한국 의료진의 도움과 친형의 신장 기증으로 새생명 찾아
▲ 춘분턴 형제와 계명대 동산병원 신장이식팀 의료진들. 사진 앞줄 오른쪽이 춘분턴, 왼쪽이 춘분턴의 형. 뒷줄 왼쪽부터 이식혈관외과 김형태 교수, 비뇨기과 김병훈 교수, 신장내과 한승엽 교수, 장기이식병동 수간호사, 이식혈관외과 조원현 교수, 신장내과 황은아 교수, 박성배 교수, 이식혈관외과 박의준 교수.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온 캄보디아 총각 춘분턴(Chhoeun Bunthon, 28) 씨는 한국 의료진들의 도움과 친형의 신장 기증 덕분에 새생명을 찾았다.
 
2013년 6월 한국에 온 춘분턴 씨는 올해 초부터 몸이 자꾸 부어 병원을 찾았고, 만성 신부전증 판정을 받았다.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였다. 주 3회 혈액투석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매회 20만원이 넘는 혈액투석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캄보디아의 한 시골마을 5만원짜리 월세방에서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가족들을 위해 춘분턴 씨는 큰 꿈을 갖고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돈을 모으면 캄보디아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지낼 집도 사고 결혼도 해서 행복하게 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밤낮없이 농장 일을 했지만 형편이 좋아지지 않았다. 친구의 소개로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 부품공장에 일자리를 얻었지만 그것도 잠시. 아픈 몸 때문에 직장도 잃고 치료비까지 마련하지 못한 채 눈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구의료원의 도움으로 투석치료를 받던 중 캄보디아에 있던 춘분턴 씨의 형이 신장을 기증하러 나섰다. 다행이 혈액형이 같고, 기준에 문제가 없다는 현지 헤브론선교병원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형이 한국에 와서 수술 받기까지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남아있었다.
 
이들의 어려운 형편을 전해들은 계명대 동산병원과 동산의료선교복지회가 형이 입국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술비 마련을 위해 모금 운동도 펼쳤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성금을 모아 보내줬고, 대구의 교회들도 도왔다. 많은 이웃의 관심과 애정으로 춘분턴 씨는 3월20일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이식혈관외과 조원현 교수 집도하에 신장이식 수술을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을 걱정하고 도와준 분들의 사랑 때문인지 형도, 춘분턴 씨도 모두 건강을 빨리 회복하고 있다.
 
춘분턴 씨는 “새생명을 주신 동산병원 의사선생님들과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한국인들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늘 고마운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일해서 캄보디아로 돌아가는 날까지 은혜 갚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결혼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수줍은 캄보디아 총각 춘분턴 씨는 4월3일경 퇴원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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