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병원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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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병원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 병원신문
  • 승인 2015.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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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진료기획팀장 최윤정
2014년 한해를 정리하는 의료계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한 의료전문지는 매년 그 해의 10대 뉴스를 12월에 다루고 있다. 2014년 올해는 의료기관 영리자회사와 관련된 의사들의 집단 휴진, 3대 비급여 개선안, 원격의료 문제, 노환규 의협 회장 탄핵, 전공의 80시간 근무제, 약품 리베이트 처분, 갑상선암 과잉검진 논란, 심장스텐트 협진 등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 8월부터 시행된 3대 비급여 개선 정책이 병원 경영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무엇보다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선택진료비의 지속적인 축소와 병실료와 관련한 정책은 내년, 후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각 기관들은 지금까지 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료와 경영을 기획해야 하는 상태에 있다.

의료 정책에 의해 병원 경영이 전례 없이 어려워지는 데 더하여 진료의 내용은 질병의 상태나 고객들의 요구, 정보의 양,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등의 적정성 평가나 의료기관인증평가 등을 통한 제도의 강화로 더 어려워지며 기관간의 경쟁도 매우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병원에서도 기존의 교수의 지식과 경험, 권위로서 진료를 하였다면 이제는 그 진료가 적정하고 표준이 되는지 분석되고 있고 진료의 절차를 종별 수준이나 비교 병원에 비해 부족하지 않게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료서비스 최적화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기존의 진료프로세스를 확인하고 진료의 질과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빅데이터(Big data)의 분석 및 활용’은 중요한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용어는 기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가트너는 빅데이터를 ‘21세기의 원유’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비즈니스 분야에서 잠재력과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많은 기관에서 비용 절감 및 효율성 개선, 광고 등 마케팅 활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과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말하기에 앞서, 빅데이터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는 빅데이터란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 분석하여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생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대응하거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정보화 기술이라고 정의하였다.

가트너는 향상된 시사점과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 효율이 높고, 혁신적이며, 대용량, 고속 및 다양성의 특성을 가진 정보자산이라고 정의하였다. IDC(Internet Data Center)는 다양한 종류의 대규모 데이터로부터 낮은 비용으로 가치를 추출하고, 데이터의 초고속 수집, 발굴, 분석을 지원하도록 고안된 차세대 기술 및 아키텍처라고 정의했다.

기존에도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경영 전략을 세워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데이터 분석과 빅데이터 분석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언급한 빅데이터의 공통적인 특성은 3V이다. 3V는 데이터의 양(Volume), 데이터의 속도(Velocity), 데이터의 다양성(Variety)으로 설명된다.

첫째, 데이터의 양(volume). 빅데이터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규모는 전반적인 의사 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활용하려 노력하는 데이터의 양을 의미한다. 데이터의 규모는 전례 없는 속도로 급증하고 있고, 이를 분석하고 처리하기 위한 새로운 분석 기법 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건강보험 청구자료가 있고, 국립암센터에는 중앙암등록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영아모성사망조사와 전국 다문화가정 실태조사, 통계청은 사망원인 자료, 신생아 자료 등이 있다.

안전행정부는 거주지 및 사망자료, 국세청은 소득수준 자료를 가지고 있다. 심평원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는 구체적으로 요양급여비용 청구명세서, 요양기관현황, 질병통계, 요양기관 종합 정보, 병원 평가정보, 환자 평가표 등이 포함돼있다.

둘째, 데이터의 속도(velocity). 데이터의 생산, 처리, 분석되는 속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생성된다는 점과 스트리밍 데이터(인터넷에서 영상이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기술, 예를 들어 인터넷 방송)를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의사 결정 과정에 도입해야 한다는 점이 속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속도는 반응시간, 즉 데이터가 생산 혹은 수집되는 시간과 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간 사이의 격차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오늘날의 데이터는 전통적인 시스템이 수집하고 저장, 분석하기 불가능한 속도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셋째, 다양성(variety). 빅데이터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은 고정된 시스템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포함한다. 따라서 기업의 내부와 외부의 전통적 및 비전통적 소스에서 유입되는 복잡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한다. 센서와 스마트 기기의 폭발적 발전으로 인해 텍스트, 웹 데이터, 오디오, 비디오, 로그 파일 등 수많은 형태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

진료의 질 향상과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우리 기관에서는 빅데이터를 아래처럼 분석하고 활용하였다.

1. 진료의 질 향상: 적정성평가 지표 관리

심평원 주관으로 시행하는 적정성평가는 매년 평가항목과 지표의 수가 늘어나면서 진료량의 70%수준을 평가대상으로 한다는 목표아래 병원 기관의 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들은 비용의 효율성과 진료의 질 향상을 위한 두 방향의 노력을 동시에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기관마다 정책변화에 따른 기존에는 예상치 못했던 진료비 수입의 감소에 대한 분석과 진료의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른 가감지급이나 인센티브, 향후 선택진료비 축소에 따른 질 향상 분담금 등의 정책을 대비하여 진료의 질 지표 분석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특히 진료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서 진료의 과정과 결과를 구성하는 지표의 관리는 진료 정보 데이터가 없다면 적절하게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 병원마다 진료를 분석하는 데이터의 제공 상태나 분석 단위는 모두 다를 것이다. EMR의 구축정도에 따라서도 다르겠고, 데이터베이스의 구축 상태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정보의 표준화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원내에서도 환자 기본정도나 진단, 검사, 수술 등 처방과 관련된 정보외에는 진료기록 정보와 관련된 정보를 찾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기관도 진료과 또는 진료의간에도 진료기록의 표준화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진료기록의 정보나 검사 결과 정보 등을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에 맵핑시키는 작업을 수행해 놓음으로써 주로 적정성평가에 관한 지표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연중 평가가 지속되는 암평가 등은 환자들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외래 방문으로 연결되고 하는 일정을 계속 추적 모니터링해야 하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누적해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대장암을 시작으로 암평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질환별 평가에서 질환통합평가 및 기관별 종합점수 평가로 변화되고 있고, 이는 진료비 지불 및 보상정책과 맞물려 이제 병원은 진료의 지표관리가 매우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업무로 인식되고 있다.

2. 경영의 효율성 향상: 재원일, 약품비 지표 관리

 첫째, 지피지기(知彼知己) - 데이터의 양

의료기관에서는 월 평균 의료수익, 의료수익 증가율, 병상 이용율, 병상 회전율, 외래환자 초진율, 외래환자 입원율, 평균재원일수 등을 경영 분석의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용하고 있다. 이때 비교 데이터는 개인별 또는 진료과별 기준 시점(월별, 분기별, 연도별) 비교를 하고 증감여부를 통해 의료기관의 현황을 확인한다. 그러나 비교된 시점의 결과보다 현재의 결과가 향상되었다면 그것이 최상의 결과라고 또는 비교된 시점보다 결과가 나빴을 때 향상시켜야 한다고 진료를 보는 의사들에게 설명했을 때 그들을 쉽게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의료기관의 정확한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사 기관 간, 유사 기관의 진료과 간, 같은 진료과의 개인 간의 진료지표의 비교와 진료비 지표 향상을 위하여 진료항목별로 과다하거나 현저히 미흡한 항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였다. 기본적으로 이용한 자료는 심평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지표연동자율개선제의 지표현황이다. 이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하여 건당진료비, 입원일당 진료비, 건당 입원일수 등의 진료지표의 결과를 동일종별로 비교하여 우리 의료기관의 현황을 알려주고, 진료항목별로도 타 기관과의 비교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로서 타 의료기관의 빅데이터를 통해 본원 및 타기관의 현황을 확인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본원은 타기관에 비해 입원일수가 길고, 입원 주사료가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둘째, 정확한 분석 – 다양성

앞에서도 말했듯이 진료 의사들에게 타기관에 비교하여 우리 의료기관이 진료지표의 향상을 위하여 평균 재원일수와 주사료를 줄여야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줄이려고 하는 의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분석결과에 대해 의사들은 아파서 더 입원하겠다는 환자들을 무조건 퇴원시켜야 하는 건지 또는 무조건 저렴한 약을 쓰라는 건지를 되묻는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분석 결과를 비교군과 함께 제시했을 때만이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절한 개선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평균 재원일수 감소를 위하여 유사 기관의 진료과별, 의사별 다빈도 질병군(ADRG)의 평균 재원일수를 제시하였다. 질병군이란 상병, 시술, 기능 상태 등을 이용해서 자원소모나 임상적 측면에서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한 것으로, 질병군별 평균 재원일수의 개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였다.

입원 주사료를 감소하기 위하여 진료비 중 입원 주사료의 비중이 높은 진료과를 선정하여 진료과별 다빈도 질병군, 다빈도 질병군의 의사별 입원 주사료, 유사 기관의 다빈도 질병군의 입원 주사료를 확인하였다. 이후 목표 다빈도 질병군의 입원 주사료를 구성하는 항목을 더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의사별, 효능군별, 약품명(성분) 별로 건당 약제비, 환자당 처방율, 평균 투약용량, 평균 투약일수를 분석 후 개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였다.

셋째,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 – 데이터의 속도

일단 개선활동을 시작하였다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결과 및 문제점의 추가 분석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유사 기관의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심평원의 청구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이는 약 두달의 시간이 지연된다. CDW(Clinical Data Warehouse)를 활용하여 가능하면 실시간 데이터, 최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원은 CDW 가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의료정보팀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빅데이터에 의한 기관 현황의 공유와 합의가 진료와 경영의 방향이 된다.

문제와 현황의 확인에는 정확한 데이터와 분석이 반드시 요구되는 절차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진료의사들은 데이터가 없이는 이해하고 설득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 기관도 심평원의 진료비 지표 데이터 뿐만 아니라 타 기관과의 청구데이터를 종합 제공하는 빅데이터 그리고 원내 진료비 통계정보 그리고 ABC원가분석 정보도 포함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진료 정보를 추출하여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병원에는 많은 정보가 발생하고 누적되고 있다. 어느 한 측면의 정보만을 가지고 경영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해석에서 큰 왜곡을 낳을 수 있고 이는 진료정책을 적정성있게 계획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단순하게 진료 운영 계획을 환자 수 증가, 평균진료비 증가라고 목표를 세울 수 없고, 그러한 목표에 의한 진료활동이 입원 환자의 구성지표(중증도)와 진료총괄 지표(재원일 지표, 진료비지표) 및 질환별 적정진료를 이루어 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관리되어야 하는 경영지표와 진료지표가 현황 뿐 아니라 목표까지 정확하게 제시되기 위해서는 이제 병원에서는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는 훈련된 인력도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데이터의 분석 관점과 접근 방식, 분석에 의한 개선점이 정확히 병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데이터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례에서처럼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은 진료프로세스에서 우리 기관의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료 의사들의 경험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진료프로세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개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제언하는 것은 빅데이터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패턴과 단서를 찾을 수는 있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디고 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관련 근거 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계속적인 고민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는 기관의 현황과 문제 해결을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견된 문제의 개선방법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성공시켜 원동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지표에 의한 진료의 질 향상과 경영의 효율성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뒷받침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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