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검사 특수실험실, 예산핑퐁에 완공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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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검사 특수실험실, 예산핑퐁에 완공 지연
  • 박현 기자
  • 승인 2014.08.0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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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병원체 검사 BL-4 실험실 사업비 383억→213억→268억
2013년 8월 완공에서 2014년 10월말로 완공도 늦어져

에볼라 바이러스 등 고위험 병원체를 검사하고 백신개발에 필요한 실험실 건립이 기획재정부의 예산삭감과 부처간 핑퐁으로 1년 이상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주 의원(새정치연합)은 에볼라 바이러스 등 신종 고위험 병원체의 진단과 조사, 백신개발에 필요한 검사를 담당하는 특수복합 실험시설인 '생물안전 4등급(BL-4) 실험실' 건립예산 383억원이 기획재정부의 대폭 예산삭감으로 268억원으로 감액됐을뿐만 아니라 수년동안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및 기획재정부 간 예산의 증액-삭감 핑퐁으로 인해 BL-4 실험실 완공이 1년 이상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작년 8월경 완공될 예정인 BL-4 실험실은 금년 10월말경 완공됨에 따라 지금 당장 에볼라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진단할 실험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완공 후 실험실 및 장비 검증에 1년 가까이 소요됨에 따라 실제 BL-4 실험실 운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김성주 의원에게 제출한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신종플루가 대유행했던 2009년말 국회에서 설계비 예산이 반영된 BL-4 실험실 사업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사업타당성 조사를 맡겼다.

하지만 KDI는 5년간 평균환율 보정을 이유로 당초 총사업비 383억원을 234억원으로 조정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조속한 실험실 건립을 위해 339억원으로 증액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사유가 적혀있지 않은 공문 한 장을 보내며 오히려 213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는 다시 273억원으로 증액을 요구했지만 268억원으로 조정되면서 수년간 BL-4 실험실 사업 예산이 부처간 핑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수년간 실험실 사업예산이 오락가락 하면서 당초 2013년 8월경 완공예정이었던 BL-4 실험실 완공이 금년 10월말로 지연됐다. 문제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를 검사·진단할 제대로 된 실험실이 현재 우리나라에 없다는 것이다.

생물안전 4등급 병원체(BL4)는 인체 위험성이 높은 병원체 또는 유전공학에 의해 제조된 병원체, 악성변종 병원체, 미확인 및 신종 병원체, 약물내성 및 백신내성 변종 병원체 등으로서 두창바이러스·에볼라 바이러스·마버그바이러스·라싸바이러스·니파바이러스·크리미안콩고출혈열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증세가 치명적이며 치료가 어려운 병원체를 시설로서 현재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호주·중국·영국·프랑스 등 21개국이 BL-4 실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2009년 당시 대유행했던 신종플루로 76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270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국가재난을 겪은 정부가 에볼라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를 검사할 특수 실험실을 조속히 건립할 생각보다는 예산을 삭감하며 부처간 핑퐁을 한 탓에 실험실 완공이 1년 이상 지체된 것은 문제”이며 “이 때문에 국내에서 에볼라 확진환자가 발생하면 BL-4 실험실을 보유한 일본이나 미국 등에 검체를 외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주 의원은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환자 신고는 다행히 한 건도 없지만 향후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금년 연말에 완공될 BL-4 실험실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의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향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사업은 계획된 기간 안에 완료될 수 있도록 예산당국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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