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괴롭히는 직업병은
상태바
선생님 괴롭히는 직업병은
  • 김명원 기자
  • 승인 2014.05.14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대결절, 하지정맥류, 무지외반증 등에 시달리기 쉬워

8년째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리치고 있는 교사 신모(36)씨는 조금만 무리해도 쉰 목소리가 나온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지내온 지 수년째. 동료나 선배 교사들을 둘러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교사의 67%가 성대결절, 하지정맥류, 무지외반증, 탈모, 피부질환 등을 겪었다고 답했다. 제대로 치료할 틈도 없이 반복되는 일상으로 만성질환이 되기 쉬운 선생님들의 직업병에 대해 알아본다.

 

△성대결절,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치료해야

교사에게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성대 질환으로는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이 있다.

교사는 직업상 지속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성대에 이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성대 결절과 성대 폴립(물혹)은 모두 지속적인 음성남용과 무리한 발성으로 생기는 것이지만, 성대졀절은 성대내 국소 출혈 및 울혈이 염증 반응으로 섬유화가 되면서 발생하고, 성대폴립은 성대내 급성 출혈이 장기간 흡수되지 않고 유리질 변성을 거치게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성대 결절은 주로 양측성으로 발생하고 성대 폴립은 단측성으로 나타난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고 고음에서 잘 갈라지는 등의 이상이 동반되지만, 목에 통증도 없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에도 지장이 없어 대수롭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쉰 목소리가 나면 원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목에 더욱 힘을 주면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성대결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감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 성대결절은 주로 음성치료를 통해 잘못된 발성습관을 교정하고 성대를 부드럽게 해 주는 약물로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직업적으로 장기간 목을 혹사하는 교사는 음성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이럴 경우 미세후두수술이 효과적이다. 후두 현미경으로 성대를 약 8~20배 정도 확대해 관찰하면서 미세한 수술도구를 이용해 굳은살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청수 교수는 “평소 역류를 유발할 수 있는 기름진 음식, 청량음료, 카페인음료, 술 등을 삼가고, 과일이나 물 등의 수분을 하루 2L 이상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목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하면 수업시간 외에는 이야기하는 시간을 줄이고, 목소리에 힘을 너무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선생님의 청량한 목소리를 제자들에게 오랜 기간 들려주기 위해서는, 음성변화를 단순히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면 치유되는 음성질환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퉁불퉁 하지정맥류, 오래 서있는 직업군 주의

교사뿐 아니라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지정맥류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의 피가 심장 쪽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정맥판막이 망가져 생기는 것으로, 심장으로 가야할 혈액이 역류해 압력에 의해 혈관이 늘어나면서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결국 혈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평소에도 다리 저림이 잦고 조금만 운동을 해도 통증, 부종으로 고생한다.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말기에는 가려움증, 염증, 피부궤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맥류의 치료를 위해서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나 정맥촬영술을 시행해 문제가 되는 원인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또한 정맥순환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부정맥의 이상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발생원인과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주고 의료용 탄력스타킹을 신는 방법이 있다. 탄력스타킹은 발목과 무릎, 종아리, 허벅지에 각기 다른 압력을 주어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기 쉽게 도와준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지 말고 부기가 심하다면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 밖에 약물복용, 약물경화요법, 수술적 절제술, 혈관내 레이저 치료, 고주파치료 등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약물경화요법은 늘어난 정맥류에 혈관을 섬유화시키는 경화제를 주사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외래에서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시술 흉터가 없으며, 바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맥류의 직경이 크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기존의 수술방법은 수술 시간 및 입원기간이 길고 흉터가 많이 남는 단점이 있어 수술을 기피했으나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의료장비의 발달로 최소한의 흉터와 짧은 수술 시간 및 입원치료가 가능하다.

고주파를 이용한 정맥류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는 기존의 외과적 수술의 문제점을 극복한 최신 수술로 하지 정맥류로 고민하는 많은 환자의 고통을 손쉽게 덜게 됐다. 정맥류로 의심되면 일단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흉부외과 권종범 교수는 “평소 자기 힘에 맞는 운동을 통해 다리 근육을 기르고 하체에 체중이 몰려 병의 진행을 부추길 수 있으니 체중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엄지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 발의 피로 수시로 풀어줘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선 자세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의 발병률 또한 높다. 특히 굽이 있는 구두, 하이힐을 자주 신는 경우 무지외반증 발병률을 더욱 높아지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으로 보기 싫다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통증이 가장 큰 문제다. 엄지발가락 안쪽의 돌출 부위(건막류)가 신발에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 5개의 발가락이 서로 붙어있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비뚤어지면, 옆의 발가락들도 다 비뚤어지게 되어 발가락 변형이 생기면서 엄지발가락 이외의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아프고 쉬 피로한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또한 엄지발가락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나머지 발가락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하게 되면서 통증이나 변형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경미한 수준의 무지외반증은 크고 앞이 넓은 신발 등 편안한 신발을 골라 신는 치료를 한다. 그러면 자연히 통증이 가시고 경우에 따라 변형된 발가락이 원상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변형이 심할 때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적 방법은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의 나이, 변형의 심한 정도, 환자가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 등을 고려해 수술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법은 일반적으로는 돌출 부위의 뼈를 깎아내고 내·외측으로 치우친 뼈를 잘라서 각을 교정하며, 짧아진 근육 및 연부 조직을 늘려 주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정재중 교수는 “직업상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쉬는 시간을 활용해 족저근과 장딴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발의 피로를 수시로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