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곽지훈군, <언어 걸음마> 비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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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곽지훈군, <언어 걸음마> 비지땀
  • 윤종원
  • 승인 2005.07.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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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를 딛고 13년간 개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 도움으로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곽지훈(19.창원전문대 그래픽디자인과 1년)군이 뒤늦은 `언어 걸음마"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25일 곽군 가족에 따르면 지난 5월16일 인공달팽이관을 시술하는 인공와우수술을 받은 이후 곽군은 청력검사를 받기 위해 수술을 담당했던 서울 소리이비인후과를 수시로 방문하면서 학업도 병행해 이전보다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매주 월.수요일 창원 서울이비인후과에서 뒤늦게 `아 에 이 오 우"를 발성하는 등 언어훈련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곽군의 일과는 회복된 청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또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곽군 어머니 백재심(46)씨는 "최근 지훈이를 수술한 병원에서 청력검사를 한 결과 30㏈이 나와 일반인의 10-20㏈에 근접할 정도로 청력이 거의 정상수준"이라며 "집에서 초인종, 전화벨, 차소리는 물론 책장 넘기는 소리까지 다 듣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곽군은 병원에서 언어훈련을 시작한데 이어 집에서도 어머니가 입모양을 보이지 않고 소리를 내면 알아맞히는 훈련과 발성연습을 하루 2-3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울이비인후과 권남인 언어치료사는 "지훈이는 이제 겨우 소리 자극에 반응하는 단계로 한글 모음을 어느정도 모방하지만 아직 자음은 어려운 상태"라며 "정확하게 언제쯤 대화가 되는 수준이 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곽군은 수술 직후 갑자기 많은 소리를 듣게 되면서 모든 소리를 소음으로 생각해 오히려 짜증을 내기도 했으나 지금은 비록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주변에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며 실생활에서도 끊임없이 발성연습을 하고 있다.

어머니 백씨는 "수술만 하면 금방이라도 말을 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지만 언어훈련 역시 엄청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같다"며 "그러나 이 와중에도 지훈이가 대학생활 1학기 성적을 우수하게 받아 대견스럽고 조만간 대화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아들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로써 출생 일주일만에 열병을 앓으면서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해 장애2급 판정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3년간을 개근해 주변에 감동을줬던 곽군의 또다른 `도전"은 이미 시작돼 새로운 희망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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