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간이식의 영역을 확장시킬 발판 마련해
이번 수술을 받은 환자는 50대 남성으로 간암과 B형간염을 갖고 고려대학교병원에 2012년 6월에 처음 방문했다.
환자의 간 상태는 좋지 않았고 의료진은 이식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본래 우리나라에 턱없이 부족한 뇌사장기기증자에게서 환자가 바로 이식을 받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가족을 중심으로 이식환자를 찾았다.
형제들 중 혈액형이 맞는 기증자가 있어 검사를 시행했으나 간이 너무 작거나 간수치가 높아 이식을 할 수 없었다. 결국 건강하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 아들의 간을 이식하기로 의료진은 결정했다.
일반적으로는 기증자와 수혜자간 수혈이 가능한 혈액형일 경우에 한해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었다. 혈액형이 부적합인 경우에는 수혜자의 몸에 존재하는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심할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증자의 혈액형에 대한 항체를 없애는 시술을 수술 전 전반적으로 진행해야한다.
먼저 일반적인 간이식수술에 대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 돼야하며 소화기내과, 마취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또한 기증자에 대한 혈액형 항체를 없애기 위한 시술인 혈장교환술 및 거부 반응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각종 검사들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필요하다.
특히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거치기 전에 무엇보다 적절한 적응증을 가진 환자를 선정하고 수술 후에도 이식받은 환자의 간에 항체가 생기진 않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면밀한 검사와 꾸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오랜 시간에 거쳐 준비를 진행했다. 항체제거와 합병증의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검사와 여러 시술이 2 주간 진행됐고 결국 2월13일 B형인 아들로부터 간이식수술을 받았다. 결국 환자는 최근 건강을 되찾고 퇴원할 수 있었다.
간담췌외과 김동식 교수는 “이번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수술성공은 고려대학교병원의 이식관련 진료 역량을 보여주는 하나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외에도 소아간이식, 분할 간이식 등 점차 영역을 확대시켜나갈 예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고려대학교병원은 2009년부터 간이식에서의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간이식뿐만 아니라 신장이식, 췌장이식, 심장이식 등에서도 장기이식센터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