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나인야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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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나인야드2
  • 윤종원
  • 승인 2005.02.1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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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행운", "왕대박"을 뜻하는 "나인야드(The Whole Nine Yards)"가 조금 더 커진 행운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2000년에 개봉 했던 "나인야드"보다 1야드 넓어진 속편 "나인야드2(The Whole Ten Yards)"가 24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2편에서도 1편의 주인공인 냉혈한 전문킬러 지미 튤립(브루스 윌리스)과 어딘가 헐렁해보이는 소심한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 대범한 금발미녀 신시아(나타샤 헨스트리지), 막무가내 킬러 지망생 질(아만다 피트)이 호흡을 맞췄다.

1편에서는 지미가 오즈의 옆집으로 이사오면서 황당한 사건에 연루되고 결국 이둘과 신시아, 질까지 부자연스럽게 뭉치면서 1천만 달러를 차지했다. 또 지미의 부인이었던 신시아는 오즈와, 킬러를 꿈꾸던 간호사 질은 지미와 사랑에 빠지면서 끝났다.

이번 "나인야드2"는 졸지에 부자가 된 오즈에게 갱단의 보스 고골락(케빈 폴락)이 전편에서 죽은 아들 야니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타나면서 시작한다. 고골락은 오즈의 부인 신시아를 납치한 뒤 오즈에게 야니를 죽인 지미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며 협박한다.

신시아를 구하려고 지미를 찾아간 오즈는 킬러에서 손끝이 섬세한 가정주부로 변신해 닭에게 이름까지 붙여 애틋하게 부르고 있는 지미를 만난다. 지미와 오즈, 질은 추격해오는 고골락 일당을 따돌리지만 끝없는 내분으로 신시아를 되찾을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진다.

1편이 코미디와 액션, 인물과 줄거리가 적절히 섞여 적당한 웃음을 만들어냈다면 2편은 각 요소가 조금씩 더 과장돼 대체 어디에 장단을 맞춰 웃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애매한 영화가 돼버렸다. 줄거리는 반전에 반전을 노리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허탈해진다.

어느새 냉소적인 미소의 액션 배우보다 실없는 코미디 배우가 더 잘 어울리게 돼버린 브루스 윌리스는 어색한 앞치마에 토끼 슬리퍼까지 신고 고군분투한다. 질과 서로 머리에 총을 겨누며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하는 모습은 킬러부부 답지만 왼쪽팔뚝에 해놓은 문신 속 튤립은 이미 시들어버린 듯 하다.

영원한 "프렌즈"로 남아있는 매튜 페리는 챈들러 캐릭터로 끝까지 밀고 나간다. "프렌즈"에서도 그랬듯 영미권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말장난과 매번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웃음의 원천은 오히려 브루스 윌리스 쪽보다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괴팍한 발음과 무지막지한 손놀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고골락과 그의 노브레인 아들이 이끄는 갱단이다.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영화 초반에 걸 스카우트로 잠깐 등장하는 여자아이. 금발의 이쁘장한 여자아이는 바로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 사이의 세 딸 중 막내인 타룰라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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