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비상용 줄기세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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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비상용 줄기세포 있다
  • 윤종원
  • 승인 2005.0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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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발달과정에서 심장을 만들어 주고 출생 후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심장줄기세포의 기능을 가진 심장전구세포(cardiac progenitor cell)가 출생 후에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일부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분자의학연구소장 케네스 치엔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2월1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출생 직후의 쥐새끼와 인간 신생아의 심방(心房) 조직에서 심장전구세포를 발견했으며 이 전구세포는 스스로 분열해 성숙한 심근(心筋)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치엔 박사는 갓 태어난 쥐새끼의 심방과 출생 직후 선천성 심장결함을 교정하는 수술을 받은 신생아 5명의 절제된 심방조직에서 심장전구세포에서만 발현되는 isl1+를 분리해냈다.

이어 이 쥐와 사람의 심장전구세포에 유전표지(tag)를 부착한 결과 저절로 완전한 심근으로 분화되었으며 이 심근은 심근 고유의 각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치엔 박사는 이 심장전구세포 수백 개를 심근손상 후 형성되는 반흔조직인 섬유아세포(fibroblast) 층에 투입한 결과 그 숫자가 수백만 개로 늘어나면서 부근의 세포와 같은 특징을 갖게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치엔 박사는 이로써 신생아의 심방에는 심근으로 분화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서 자극만 받으면 심근으로 분화될 준비를 갖춘 상태의 새로운 심장전구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이 전구세포가 출생 후에도 주로 선천성 심장결함이 흔히 발생하는 심장부위에 남아있는 것은 신생아의 심장결함을 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심장전구세포는 완전한 심장으로 분화하지는 못하지만 심근세포 부근에 투입해 배양하면 결손된 심장에 설치되는 기계장치나 판막을 대체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엔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심장연구소의 크리스티네 무메리 박사는 지금까지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심장이 일부 재생기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치엔 박사와 연구에 함께 참여한 칼-루드비히 로그위츠 박사는 언젠가는 선천성 심장결함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의 심방조직에서 줄기세포나 다름없는 기능을 가진 심장전구세포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배양한 다음 다시 주입해 건강한 심장조직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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