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입장차만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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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입장차만 재확인?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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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오후 2시부터 약 140분간 비공개 대화 나눠
대통령실, “열악한 처우 및 근무여건 등 어려움 경청”
박단 위원장,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극적인 만남이 성사됐지만, 의·정 간 입장차이만 재확인한 것으로 파악돼 사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전망이다.

박단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은 4월 4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20분동안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만남은 4월 2일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대변인실 설명에 따라 박 위원장이 이에 응하며 이뤄졌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면담 직전에 전공의들에게 만남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만남은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라 4월 10일 총선 전에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위원장은 대전협의 기존 요구사항들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의대정원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상 일각에서 우려하는 ‘밀실 합의’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주 내내 얘기했듯이 요구안 수용이 불가능하다면 우리 쪽에서는 ‘대화에는 응했으나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한 뒤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며 “당장 변하는 건 없다”고 전공의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 등이 배석했는데, 대통령실은 박 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해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이 끝난 후 김수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고,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짧은 문구를 남기며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했다.

게다가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의료계 간 내부 갈등 양상도 보이는 형국이다.

대전성모병원을 사직한 류옥하다 인턴은 “전공의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대통령과의 만남은 대전협 비대위의 독단적 밀실 결정”이라고 공개 비판함과 동시에 박 위원장의 SNS에 “모두가 알던 사실을 왜 굳이 가서 확인해야만 했는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만 준 것 같아 유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울러 류옥하다 인턴의 댓글에는 또 다시 ‘너나 잘하세요’, ‘사직 전공의들을 위해 역할을 하고 온 사람한테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좀 신중하세요’ 등의 추가 댓글이 달려 의료계 간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를 조짐이다.

임현택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도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면담 이후 자신의 SNS에 주어가 빠진 문장이지만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게재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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