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직원들에 대한 지원‧보상방안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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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직원들에 대한 지원‧보상방안 마련하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3.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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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 사태로 병원 노동자들만 희생 ‘호소’
정상적인 인력 운영 체계 무너져 의료사고 위험 높아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장기화로 수련병원들과 그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공공병원, 대형종합병원의 노동자들은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사태로 수련병원들이 수술·치료·검사·입원을 급격히 줄이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며 최악의 의료대란 상황에서도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노동자들이 무급 및 연차휴가 강제 사용과 임금체불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3월 2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최선희, 이하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실제 비상경영을 선언한 수련병원들이 무급휴가·무급휴직 사용 강제, 연차휴가 사용 종용, 일방적인 배치전환과 헬퍼(타 업무 지원) 보내기, 신규직원 입사 연기, 교육 연기, 근무복 지급 중단 등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진료거부 사태가 장기화로 휴업이나 병원 운영 중단, 임금체불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고충이 매우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98개 의사 업무 중 9개를 제외한 89개 의사 업무를 간호사 업무로 조정함에 따라 PA 간호사들은 기존 의사 업무를 대신하게 돼 과중한 업무량과 불법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수련병원들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사 업무 대부분을 PA 간호사에게 떠넘기고 있고, 일반간호사를 갑자기 PA 간호사로 전환해 의사 업무를 맡기고 있다면서 아무런 교육과 훈련도 받지 않은 일반간호사들이 하루아침에 PA 간호사가 돼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병원이 망한다’는 압박 아래 불법 의료행위를 알면서도 반강제적으로 의사 업무를 떠맡는 상황이라는 것.

보건의료노조는 경력이 없는 신규간호사를 PA 간호사로 배치해 의사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고, PA 간호사를 고용이 불안한 계약직으로 뽑아 쓰는 경우도 있다면서 고도의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중환자실에 충분한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간호사를 투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인력 운영 대란이라고 지적한 보건의료노조는 “고도의 전문성·숙련성·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파행 운영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중추 역할을 떠맡아온 국립대병원·사립대병원·공공병원·민간종합병원 등 수련병원들의 파행 운영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계속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할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운영체계가 붕괴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진 의료기관은 의사 인력만이 아니라 간호사, 의료기사, 원무·사무직, 기술·기능직 등 60여 개 직종 노동자들의 협업으로 운영되는 곳”이라며 “의사 이외의 직종 노동자들은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소모품도 아니고, 어려울 때마다 고통을 떠맡는 희생양이 아니다. 전공의들의 진료거부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수련병원 노동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며,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현 상황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공의 진료 거부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을 묵인‧방조하고 아무역할도 하지 않는 수련병원들의 책임 크다고 일갈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와 의대 교수들의 진료 유지를 통한 진료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진료환경 개선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보건의료노조는 의료대란의 한가운데서 환자 곁을 지키고 있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헌신과 희생을 더 이상 외면·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의료대란 한가운데서 필수·중증·응급환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기관과 노동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보상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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