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탄압에 여의도에 집결한 의사들…‘투쟁 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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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탄압에 여의도에 집결한 의사들…‘투쟁 또 투쟁’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3.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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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비대위 주관으로 3월 3일 여의도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열려
의약분업 투쟁 이후 최대 인원 한데 모여…주최측 추산 약 4만 명 참여
의협 비대위·대개협·의학회·여의사회·의대생·전공의 결집해 반대 목소리
전국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강행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발해 3월 3일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의사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강행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발해 3월 3일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강행되면 의료계뿐만 아니라 국민생명까지 파국의 길을 걸을 것이다.”

전국에서 모인 의사들의 투쟁 목소리가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월 3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투쟁 이후 가장 많은 약 4만 명(주최 측 추산)으로, 의협 비대위를 비롯해 16개 광역시도의사회, 각 직역의사회, 대한의학회, 한국여자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의대생, 전공의 등의 결집력을 확인한 자리였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9.4 의정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기습적으로 대규모의 의대정원 증원을 발표, 독으로 가득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선물로 포장한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왼쪽부터)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이정근 의협 회장 직무대행.
(왼쪽부터)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 이정근 의협 회장 직무대행.

김택우 위원장은 “의사가 절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을 ‘의료 개혁’이란 이름을 달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정부 때문에 미래 의료의 주역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며 “중생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태워 공양한 등신불처럼 정부가 의료계에 덧씌운 억압의 굴레에 항거하고 의료 노예의 삶이 아닌 진정한 의료 주체로서 살아가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의대생과 전공의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즉,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의대생과 전공의를 지켜내기 위해 궐기대회를 열게 됐다는 것.

김 위원장은 “누구도 의료의 파국을 조장하거나 원하지 않는만큼 정부의 무모한 정책 추진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으로 시작한 이번 투쟁은 미래 의료 환경을 제대로 지켜내기 위한 일인 동시에 국민건강 수호를 위한 의사의 고뇌가 담긴 몸부림이자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정근 의협 회장 직무대행은 격려사를 통해 비민주적인 정부 태도를 더이상 바라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다짐을 건넸다.

이정근 회장 직무대행은 “정부는 의사 인력 배분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없이 2,000명의 의대정원 증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잘못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의료인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는데, 현 상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국민을 향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박성민 의장은 “우리 의사들 모두 환자의 곁을 지키고 싶고, 아픈 환자 옆에서 고통을 나누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왜 정부를 향해 분노할 수밖에 없는지,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왜 여의도에 모여 투쟁할 수밖에 없는지,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 여러분이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읍소했다.

3월 3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는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투쟁 이후 최대 규모인 약 4만 명이 참석했다(주최 측 추산).
3월 3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는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투쟁 이후 최대 규모인 약 4만 명이 참석했다(주최 측 추산).

대한의학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등도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박형욱 의학회 부회장은 연대사에서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반발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닐 것”이라며 “특히, 전공의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윤석열 정권의 폭압적 태도와 의대 교수마저 1,000명을 늘리겠다며 물건 취급하는 보건복지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언급했다.

김동석 대개협 회장도 “부족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필수의료 대책”이라며 “의사 교육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방안과 소요 재원을 제시하고, 현재도 부족한 의대 교수 확보 방안을 당장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사를 2,000명 늘리면 간호사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적절한 확보 방안은 있는지, 지방 의무복무 후 대도시로 몰려가는 현상을 방지할 대책은 마련했는지, 의대정원을 다시 줄일 때 학생과 학부모 등 국민들의 반발까지 예상하고 있는지 등을 정부에게 되물은 김동석 회장이다.

홍순원 여의사회 차기 회장은 “의료 질 저하는 환자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며 “의사의 기본적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 현장에 투입된다면 환자 생명과 건강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궐기대회에 참석한 전국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궐기대회에 참석한 전국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궐기대회 말미에는 △소신있는 응급진료 형사처벌 왠말이냐 △무분별한 의대증원 양질의료 붕괴된다 △준비안된 필수정책 의료체계 종말이다 △세계적인 한국의료 질적파탄 책임져라 △무분별한 증원정책 국민부담 폭증한다 △끝도없는 규제정책 한국의료 고사된다 △이유없는 의료탄압 의료계도 국민이다 △근거없는 의사증원 피해자는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참석한 전국 의사들이 한목소리로 제창했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궐기대회 이후 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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