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제내성 치료제로 급여 인정…제한적인 국내 약제 감수성 검사 확대 노력 필요
“자비쎄프타는 그간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의 접근성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최적화 사용을 위한 항생제 관리 시스템 하에서 사용돼야 가치가 극대화될 것인 만큼 의료진의 현명한 사용이 필요하며, 국내 약제 감수성 검사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는 2월 21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주최한 ‘자비쎄프타 급여 적용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자비쎄프타는 항녹농균 효과를 보이는 ‘세프타지딤’과 베타락탐 분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항균력을 유지하는 ‘아비박탐’의 복합제로, 보건복지부의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에 따라 2월 1일부터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번 급여 적용으로 카바페넴계와 같은 항생제 내성으로 적절한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국내 다제내성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개선됐다. 보험 급여는 △복잡성 복강내 감염 △복잡성 요로 감염 △원내 감염 폐렴에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실패한 경우 또는 다제내성 녹농균이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증명된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이날 간담회 첫 번째 연자로 나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국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람음성균은 요로 감염, 복강 감염,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병원균으로 최근 3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이 증가 추세이고, 일부 그람음성균은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도 내성을 보여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항생제 사용과 도입, 병원 감염 관리 등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제한적인 치료 옵션으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다”며 “특히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CRE의 국내 감염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자비쎄프타는 국내에서 CRE 감염에 활성이 있는 현재 유일한 항생제로서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는 자비쎄프타의 임상적 유용성과 가치에 대해 조명했다.
윤 교수는 “오랜 기간 항생제 개발과 내성 극복이라는 싸움은 지속적으로 반복됐던 과정이었다”며 “하지만 최후의 보루라 여겨지던 카바페넴계에까지 내성이 생겨나는 상황에 세프타지딤과 아비박탐 복합제인 ‘자비쎄프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자비쎄프타가 다수의 3상연구를 통해 표준치료 대비 비열등한 치료 효과와 세프타지딤 단일제제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었다. 특히 CRE 감염 환자와 면역저하자가 포함된 리얼월드데이터에서 자비쎄프타의 치료 성공률이 복잡성 복강내 감염(cIAI)에서 64.4%,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cUTI)에서 88.3%,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AP)을 포함한 원내감염 폐렴(HAP)에서 68.4%를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자비쎄프타는 미국감염내과학회(IDSA)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 CRE 또는 치료가 어려운 녹농균(DTR-PAE)으로 인한 신우신염을 포함한 복잡성 요로 감염에 대해 선호되는 치료 옵션으로 권고됐으며, 유럽임상미생물학·감염질환학회(ESCMID) 2022년 가이드라인에서도 시험관실험(In-vitro)에서 활성이 있는 경우 CRE로 인한 중증 감염 환자에 대한 치료법으로 권고됐다”고 전했다.
이어 “9년 전 개발된 자비쎄프타는 해외에서 이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 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커버해왔지만 이마저 내성이 생긴다면 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가 아직 없어 신중한 사용이 요구되기도 한다”며 “국내에서도 급여 적용으로 다제내성균 질환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의료진 또한 항생제 관리 시스템 하에서 최적화할 수 있는 현명한 사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