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전공의 모두 ‘손 터는’ 응급의학…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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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전공의 모두 ‘손 터는’ 응급의학…대책 마련 ‘시급’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4.01.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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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응급의학회, 전문의 이탈 및 전공의 지원률 하락세 ‘경고등’ 우려
마음 놓고 진료하는 환경 조성 위한 법적 보호 및 수련 환경 보장 촉구
대한응급의학회 임원진. 사진 왼쪽부터 송명제 총무이사, 이경원 공보이사, 김인병 이사장, 김수진 교육수련이사. ⓒ병원신문.
대한응급의학회 임원진. 사진 왼쪽부터 송명제 총무이사, 이경원 공보이사, 김인병 이사장, 김수진 교육수련이사. ⓒ병원신문.

대한응급의학회(이사장 김인병)가 응급의료 전문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 및 전공의 지원율 감소 추세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경고를 남겼다.

필수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응급의료에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의료인 형사처벌 특례법 및 수련 환경 보장 등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인데, 사법리스크 확대와 응급실 이송거부법 시행 등으로 응급의료체계는 물론 응급의학 교육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욱 팽배해진 모양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1월 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프레스센터에서 김인병 이사장(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날 김인병 이사장은 응급의학에 산적한 문제들을 최우선으로 해결하고 전공의 교육 강화 등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힘과 동시에 현재 응급의학 의료 현장에 불어닥친 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김인병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응급의학 전공의 충원율은 2022년 85%에서 2024년 79%로 급감했다.

응급실 현장 전공의들의 환자 대응 공포감이 조성되는 등 응급 현장이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

김 이사장은 “지난 2014년 발생한 1년 차 전공의의 대동맥박리 오진에 의한 실형 유죄 판결이 지난해 말 응급의학 현장에 충격을 줬다”며 “사법부의 판단은 당연히 존중해야 하지만, 응급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법리스크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응급의학 전문의 이탈과 교육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해 필수의료 최전선에 있는 응급의학 전문의와 전공의가 현장을 외면하기 전에 수가 개선 등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수도권 및 비수도권 전공의 인원 배정 조정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한 응급의학회다.

전공의 강제 정원 조정의 효과에 의문을 표한 것.

김수진 응급의학회 교육수련이사(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는 “지역응급의료 불균형으로 수도권 및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을 조정했지만, 비수도권 이외에도 수도권 전문의의 이탈이 늘어나는 효과를 낳았다”며 “강제 정원조정이 실제로 지역의료 활성화와 불균형 해소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실제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공의 정원 배분은 비수도권 전공의가 늘기는커녕 전국 전공의 충원 감소와 위축 효과만 불러일으켰다는 것인데 결국 수련의 방향과 질 관리는 해당 학회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에 학회의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김 이사의 주장이다.

이경원 응급의학회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응급의학 교육 수련비용에 대한 지원 확대를 제안했다.

필수의료 최전선인 응급의학과가 무너지면 다른 진료과에 악형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경원 공보이사는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모두가 필수의료라곤 하나 응급의료에서 구멍이 생기면 향후 진료과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며 “교육수련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최소한의 수련 보조수당 등을 지원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80% 이상을 달성했다는 이유로 수련비용을 지원받지 못하는 등 응급의학의 위기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특히 응급의학회는 응급의학 의사들이 마음 놓고 진료할 수 있는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어 줘야 응급의학 전문의 및 전공의들의 관심을 붙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인병 이사장은 “응급의료는 하나의 이슈에만 치중해서는 안 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응급의료체계의 운영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응급의료는 하드웨어 측면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이니 이제는 정부와 국회 등에서 일선 응급의학 의사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최상의 응급의료를 펼칠 수 있도록 협업체계(소프트웨어)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응급의학회 2024년 초도이사회 및 임원 워크샵 개최 단체사진.
대한응급의학회 2024년 초도이사회 및 임원 워크샵 개최 단체사진.

앞서 응급의학회는 2024년 새해를 맞아 지난 1월 5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초도이사회 및 임원 워크샵을 ‘대한민국 의료의 최전선, 응급의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하고 대의원회 선거로 선출된 제26대 박정배 회장과 제12대 김인병 이사장이 2025년 12월까지 2년 동안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냈다.

김인병 이사장은 “올해는 응급의학회 창립 3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대내외적인 응급의료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오는 10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상의 응급의료를 제공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전공의들에게는 긍지, 자부심, 보람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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