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희귀질환센터운영사례, 아주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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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희귀질환센터운영사례, 아주대학교병원
  • 병원신문
  • 승인 2024.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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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배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장(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
손영배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거점센터장(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희귀질환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정의합니다. 

희귀질환은 개별 질환의 발생률은 매우 낮지만, 그 종류는 7,000 종 이상으로 다양하여 국내 약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희귀질환은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진단과 관리가 어렵고 발생률이 낮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적인 의료진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희귀질환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왔으며, 국내의 경우 2007년부터 희귀질환 지역거점병원 운영사업이 시작되어 2012년까지 지역거점병원 3개소가 운영되었으며, 2018년까지 지역거점병원 4개소가 운영되었습니다. 

2015년 희귀질환관리법이 제정됨에 따라, 보다 체계적인 희귀질환의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어 2019년에는 권역별 거점센터 11개소가 지정 운영되었고, 2020년 1개소가 추가되어 현재 12개의 권역별 거점센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부터는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지정하여 보다 효과적인 희귀질환 대응 체계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지난 5년간 질병관리청과 각 권역별 거점센터들은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희귀질환 환자들의 불필요한 진단방랑을 줄이고, 빠르고 정확한 진단, 질환관리를 위한 다학제적 접근, 장기간의 환자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1994년 개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독립적인 유전학클리닉을 개설하고 유전질환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료 인프라를 구축해왔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임상유전학 검사실과 의학유전학 연구실의 협진으로 염색체 이상, 선천성 기형, 리소좀 축적 질환 등 다양한 희귀질환을 진단·진료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아주대학교병원이 경기남부 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로 지정된 후에는 기존에 운영 중인 유전학클리닉에 별도의 거점센터 공간을 마련하고 이전보다 훨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는 센터장인 의학유전학과 손영배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산부인과,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교수님들이 함께 협진 중이며, 전담 간호사 2명이 거점센터 내에 상주해 희귀질환 환자의 질환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상유전학 검사실에는 1명의 기초학 교수와 6명의 의료기사가 근무하며 세포·분자 유전검사를 수행하여 희귀질환 환자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학유전학과 연구실과의 협업으로 희귀질환 관련 임상/기초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에 내원하는 희귀질환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질환은 다운증후군, 터너 증후군, 클라인펠터 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해 발견된 염색체 미세결실 및 중복을 가진 환자들도 많이 내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경섬유종증, 고셔, 파브리, 뮤코다당증과 같은 리소좀 축적질환을 포함하는 유전성 대사질환, 발달장애와 관련된 뇌신경 질환, 유전성 골이형성증 질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리소좀 축적질환은 저희 거점센터에서 오랜 시간 동안 진단하고 연구해온 질환이기도 합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효소가 결핍되어 발생하는데, 아동과 성인을 포함하여 약 5,000명당 1명꼴로 발병합니다.

조기 진단으로 치료가 빨리 시작되면 장기 경과를 호전시킬 수 있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중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희귀질환의 80% 이상은 염색체나 유전자 이상에 의한 질환으로 진단명조차 생소한 질환들이 많습니다. 

환자와 가족들에게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의료지식을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풀이하여 설명하고, 환자 및 가족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질환의 경과, 유전 양식, 산전 진단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유전상담도 진료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와 가족은 항상 정보에 목말라할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환자 가족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정서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게 하는 ‘자조 모임’이 큰 도움이 됩니다.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를 운영하면서 매년 2~3회의 다양한 자조모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시행하는 1박 2일 숲속 가족 캠프는 짧은 여행조차 쉽지 않은 환자와 돌봄에 지친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자조모임을 통하여 환우와 가족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센터가 될 것입니다.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 지정 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희귀질환 환자를 위해 많은 것을 다지고 노력했던 시간들이며,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단단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경기남부권역 희귀질환 거점센터는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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