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료비 지불체계 개선 사회적 합의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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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료비 지불체계 개선 사회적 합의가 우선
  • 병원신문
  • 승인 2023.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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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별수가를 기반으로 한 현행 진료비 지불방식이 머지 않아 결과중심의 가치기반 지불체계(ACO)로 전환될 것 같다.

지난 2011년 미국에서 도입된 가치기반 의료는 의료비 지출이 국민총생산(GDP)의 16%를 넘어서자 의료비 증가를 억제할 목적으로 도입된 새로운 진료비 지불방식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절약한 비용만큼 공급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ACO제도는 여러 의사와 병원, 헬스케어 제공자들로 구성돼 통합진료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줄여 비용절감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유도하는 정책.

미국의 경우 가치기반 의료 시행 3년 만에 외래 서비스 이용량과 재입원율이 줄어들고 그만큼 의료비가 감소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가치기반 의료에 주목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행위별수가제하에서는 2028년 건강보험 누적 준비금이 소진되고 2032년이 되면 누적 적자액이 61조원에 이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바탕으로 2024년까지 7.09%의 보험료율을 유지하고 2024년부터 3년간 2.06%의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추산한 결과, 향후 10년 후에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이같은 상황을 모면하려면 현재 8%로 묶여 있는 보험료율 상한을 폐지하고 국고지원을 늘려 수입규모를 확대하면서 진료비 지불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논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비 증가속도를 둔화시킬 방안으로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결과중심 가치기반 지불체계로 전환할 것을 주문, 조만간 발표될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담길 모양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형태로 여러 의사와 의료기관 간 협력이 가능한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지 않은 데다 네트워크 참여 의사와 의료기관 간 의료비용 절감분에 대한 배분방식 등에 대한 기전이 없는 상황에서 ACO제도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시된다.

또한 의료비 절감목표가 한계에 이를 경우 총파이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 의료계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앞서 새로운 진료비지불체계 도입에 따른 영향평가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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