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의대정원 ‘불똥’에 두 의사 기관장 소신 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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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의대정원 ‘불똥’에 두 의사 기관장 소신 발언 ‘눈길’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10.1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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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심평원 국정감사에서 의대정원 확대 뜬금 이슈
정기석 이사장, “정원 확대 필요하나 낙수효과 미미할 것”
강중구 원장, “여러 가지 사회적인 보완책 함께 뒤따라야”
강중구 심평원장(왼쪽)과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병원신문.
강중구 심평원장(왼쪽)과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병원신문.

갑작스러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국회와 의료계 모두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의사 출신 두 기관장의 소신 발언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원장이 바로 그 두 기관장.

이들은 임명 단계부터 필수의료 전문의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고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높았는데, 의대정원 확대 문제에서만큼은 소신을 지켰다.

국회 복지위는 10월 18일 건보공단 및 심평원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정기석 이사장과 강중구 원장은 복지위 위원들의 다양한 질의에 최대한 개인 생각은 배제한 채 공공기관장 입장으로서의 객관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집중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병원신문.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병원신문.

하지만 같은 의사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업무와 큰 관계가 없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찬반 입장을 수차례 물었고, 이에 두 기관장은 기관 의견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뒤 답변에 임했다.

우선, 정기석 이사장은 의사 수 증가가 의료비 지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에서도 의사가 부족해 의사를 수입했을 때 의사들의 수익이 더 창출된 사례가 있다”며 “결국 의사가 많아지면 건보공단의 재정 부담(주머니)이 커질 수밖에 없고, 남는 의사가 필수의료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의미하는 ‘낙수효과’도 피부미용 의사만 늘어날 뿐 미미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중구 원장은 “의사를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 등 정확한 숫자를 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의대정원 확대를 하더라도 배출까지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의과대학생과 수련의들이 필수의료 쪽에 발길을 돌리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의대정원 확대를 대놓고 찬성하거나 반대하진 않았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를 띄우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이어간 두 기관장인 것.

신현영 의원의 질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신 의원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의지를 밝힌 이후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대치동이 들썩이고 있다며 의대 입시를 고민하는 국민에게 한마디씩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강중구 원장은 “대치동이 아니라 시골 출신이라 잘 모르지만, 젊은 세대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순수한 마음으로 의대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이런 부분은 다소 우려된다”며 “외과 수술이 설령 잘못되더라도 의사를 형사책임에서 보호해주는 법적인 장치, 수술 수가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 전공의 80시간 수련시간 제한 때문에 생긴 의료공백을 메꾸는 적절한 대안 등 여러 가지 사회적인 보완책이 뒤따라주면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중구 심평원장. ⓒ병원신문.
강중구 심평원장. ⓒ병원신문.

정기석 이사장은 “대치동 현상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우수한 인재는 이공계 쪽으로 가는 게 맞다”며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오랫동안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필수의료 분야로 똑똑한 의사들이 진출하려면 필수의료 강화 대책 및 의료사고 분쟁 배상 문제 등도 함께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대정원 확대 문제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확답을 피한 정기석 이사장과 강중구 원장이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는 다소 결이 다른 반응에 복지위 위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이들을 질타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의원 대다수가 현재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확대하자는데 동의했다”며 “일단 의사 수(모수)를 늘리고 유인책을 조정하자는 것인데, 낙수효과가 미미하다고 단언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기석 이사장과 강중구 원장은 복지위 위원들이 어떤 질문을 하든지 간에 공공기관장으로서 마땅한 대답을 하고 있는지 잘 생각하고 답변하라”며 “여러모로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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