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환경 변화 고려한 접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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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환경 변화 고려한 접근을
  • 병원신문
  • 승인 2023.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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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진료비 청구 증빙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다자협의체 구성과 협의일정이 정해지면서 이해관계자 간의 논의에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의무화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가 나온 이후 2015년부터 수차례 발의됐지만, 14년째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로 국회에 계류중이다.

21대 국회에 들어서도 여섯 건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상정돼 심의 대기중이다.

국민권익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권고하고 나선 것은 보험 가입자들이 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 사본을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 불편 때문에 소액의 진료비 청구를 포기하고 있기 때문. 

2015년 보험업법 개정안이 처음으로 발의될 당시에는 실손보험 진료비 청구업무를 의료기관에 떠넘기려 하다 의료계의 반발에 부딛치자 공적 보험인 건강보험 진료비 심사업무를 맡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던 것.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악용을 막으려면 비급여 과잉진료 문제 해결을 필수로 보고 진료비 심사업무를 맡고 있는 심평원이 이에 가장 적합한 기관으로 여겼던 것이다. 

반면 4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저수가체계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수익성을 담보하는 비급여 진료내역을 심평원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안을 의료계에서 받아들이기 만무했다.

실손보험 간소화법안이 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듭된 논란 끝에 최근에 새로운 대안이 제시됐다. 심평원을 중계기관에서 배제한 채 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의료계와 8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오는 3월 9일 첫 회의를 갖기로 한 것. 

심평원을 대신할 중계기관으로는 보험개발원과 한국신용정보원 등 두 곳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중계기관 유치에 적극적인 보험개발원에 대해 의료계가 마뜩지 않고 있는데다 보험사들마저 중계기관 관리와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부담되고 실손보험에 간섭할 여지가 많다는 이유로 불편해 하고 있어 결론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용부담은 신용정보원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제3의 중계기관을 설립하면 더 큰 비용부담은 필연적인 상황.

어쨌든 공은 보험사로 넘어간 것만큼은 분명하다. 심평원을 통해 비용부담없이 손쉽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문제를 해결하려던 보험사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이미 실손보험 청구를 돕는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의료시장에서 사용돼 소비자 불편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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