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야간에 발생하면 예후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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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 야간에 발생하면 예후 더 나쁘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02.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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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일산병원 신경과 김동억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 연구팀
한국인 뇌경색 환자 1만7천명 데이터 분석결과 증상 악화위험 15% 높아

야간에 발생한 뇌경색이 주간 발생 뇌경색에 비해 증상 악화 위험이 더 높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의료진이 밝힌 이번 연구결과는 야간 발생 뇌경색 환자 진료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동국대학교일산병원 김동억 교수는 ㈜JLK 류위선 상무이사(전 동국대일산병원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배희준 교수(뇌졸중학회 이사장)와 함께 전국 11개 대학병원 신경과에 급성 뇌경색으로 입원한 1만7,461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후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야간에 발생한 뇌경색은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간에 발생한 뇌경색에 비해 발병 후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15% 높았다. 또 야간 발생 뇌경색 환자들은 3개월째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될 확률이 주간 발생 뇌경색 환자들에 비해 12% 낮았다.

교육부 지정 뇌졸중 중점연구소 소장인 김동억 교수는 “생명체가 지구의 자전에 적응하면서 생긴 24시간 생체시계의 영향력이 뇌경색 발병 시간대에 따른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진다”며 “오랜 친구이자 연구 멘토이며 이번 연구의 공저자로 참여한 하버드의대 엥 로 (Eng Lo) 교수가 약 2년 전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생쥐 실험 결과를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에서 검증한 최초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야간 발생 뇌경색 환자의 예후가 상대적으로 안 좋은 이유가 주-야간 의료의 질 차이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으나,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포함한 복합적 원인을 상세히 밝히는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위선 상무이사는 “그동안 뇌경색 신약 임상시험이 실패한 이유는 증상 악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확률도 낮은 주간 발생 뇌경색 환자들을 주 연구 대상으로 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향후 임상시험에서는 야간 발생 뇌경색 환자들도 많이 포함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희준 교수와 공저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UCLA 뇌졸중센터장이자 신경과 교수인 제프리 세이버(Jeffrey Saver)는 “심야 또는 이른 새벽에 발생한 뇌경색의 경우 증상 악화가 더 많기 때문에 기다리지 말고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서 혈전용해술이나 혈전제거술을 포함한 적극적인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대학중점연구소 사업), 고양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참조표준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PLOS Medicine’(IF 11.07)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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