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흥태 원장의 짠돌이 경영 흑자전환 일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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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흥태 원장의 짠돌이 경영 흑자전환 일궈
  • 김완배
  • 승인 2006.05.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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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공사 전환후 10년만에 적자탈출·투명경영 인센티브 전략 주효
충남대병원이 지난해 공사로 전환된 후 10년만에 2억5천만원의 흑자를 낸 것이 병원계와 지역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성적자일 수밖에 없는 국공립병원의 어려운 경영환경속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흑자를 일궈냈으니 말이다.

충남대병원의 성공은 노흥태 원장의 짠돌이(?) 경영과 진료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 공정한 인사, 투명한 경영 등 노 원장의 경영전략이 맞아떨어졌기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병원장직을 맡고 나서 병원장과 감사, 행정책임자가 갖고 있던 3장의 법인카드를 1장만 남기고 모두 없앴습니다.”노 원장은 법인카드를 정리, 모범을 먼저 보이고 물자절약과 구매시스템 개선에 나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병원의 비용절감 정책에 따라오도록 했다. 병원장부터 돈을 쓰지 않으니 직원들도 따라서 짠돌이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충남대병원에는 수의계약은 없다. 이렇게 아껴쓰기를 하다보니 흑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병원은 아무리 친절해도 불안한 심리상태에 있는 환자나 가족들이 느끼기 힘들다.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기본적인 친절교육에 적지 않은 비용을 쏟아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 원장은 전직원을 상대로 한 끊임없는 친절교육으로 환자들을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또다른 한편으론 충남대병원에 알맞는 홍보전략을 세워 환자들이 바라보는 병원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비용절감이나 몸에 밴 친절은 강요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른 경영층의 보답이 있어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때그때의 일과성 행사로 간과되기 쉽다. 노 원장은 이에 대한 해답을 나부터 실천한다는 경영층의 솔선수범과 인사의 공정성에서 찾았다.

노 원장은 “투명한 경영과 함께 직원인사에 최대한 공정을 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한 것을 인사에 반영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경영층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분규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며 노조원의 지지율이 90%에 달했다. “노사관계는 스피링과 같습니다. 누르면 튀어나옵니다. 노조를 같은 선상에서 인정하고 함께 경영정상화를 노력해야 합니다.”

3억원이란 거액을 들여 병원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하고 진료예약에 환자불편을 줄이고 결재를 쉽게 개선, 환자들과 보호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상의 환자불편을 모두 줄이기 위해 하나하나 개선점을 찾아내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꾼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환자들이 찾는 병원으로 만드는 것. 이 문제는 병원장이나행정직원들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노 원장은 진료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면서 원스톱 진료체계를 마련했다. 선택진료비중 일부를 진료실적에 따라 차별을 두는 인센티브제 도입은 의료진들사이에 경쟁의식을 불러일으켜 자연스럽게 환자증가로 이어졌다.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이후 오후 서너시면 한산했던 수술실이 북적이게 됐다. 토요일 외래진료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10만여명의 충남의대 동문들을 중심으로 협력병원체계를 공고히해 원스톱 서비스는 물론 진료비할인이나 응급환자 이송을 떠맡았다. 협력병원들이 느껴왔던 불편한 점을 말끔히 고치니 환자의뢰가 줄을 이었다.

“국정감사때 일부 국회의원중에서 교수출신 경영자의 한계성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왔었습니다. 충남대병원의 교수진은 120여명에 이르고 전공의와 펠로우를 모두 합쳐 임상스텝이 400명이 넘습니다. 의사출신이 아니고선 감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병원장직을 맡기에 앞서 3년간 진료처장을 했던 경험이 병원경영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의사출신이라도 병원경영을 맡기 앞서 일정기간 경영수업을 쌓아야 효과가 크다는 생각입니다.”

노 원장은 충남대병원과 관련된 현안외에도 선택진료비 존폐와 지역병원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 원장은 선택진료비 존폐에 대해선 문제점은 있지만 폐지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 “선택진료는 특진이 아닙니다.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는 제도입니다. 일정한 비용부담만 하면 유명의사나 환자가 원하는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선택진료제가 없어지면 의사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더 큰 부작용이 일어날 것입니다.”

노 원장은 이어 300 병상 이상되는 종합병원이 8곳이나 되는 대전지역의 의료시장과 관련해선 “53분이면 서울에 갈 수 있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환자수요가 줄어드는 등 직접 피부에 와닿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노 원장은 대한병원협회에 대해 “우리나라 병원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그에 걸맞게 회원병원들의 당면한 문제점과 어려움을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각기 다른 현실과 상황을 가진 병원들을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정책을 강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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