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과학계, 섀튼도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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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과학계, 섀튼도 검증해야
  • 윤종원
  • 승인 2006.01.1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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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가 과학적 부정행위로 몰락한 가운데 한 때 황 교수를 `형제"로 부르며 학문적 성과를 나눠가졌던 제럴드 섀튼(56)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증을 해야한다는 국제 과학계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11일자)가 전했다.

섀튼 교수는 지금은 등을 돌렸지만 황 교수와의 협력을 통해 많은 것을 챙겼다.

황 교수팀으로부터 협력을 받아 한 연구로 영장류 복제 분야의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우뚝 설 수 있었고 이 연구에서 사용된 기술로 동물 복제 관련 특허를 출원해 막대한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네이처는 황 교수팀도 유사한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에 초점을 둔 특허를 별도로 한국에서 출원했지만 데이터 조작이 드러났기 때문에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피츠버그대 의대 부설 연구소 책임자인 섀튼 교수는 원숭이 복제에 전력을 기울여온 발생생물학자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야기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2003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숭이 복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섀튼 교수는 그러나 지금은 거짓으로 판명났지만 2004년 2월 인간복제배아 줄기세포 확립 논문을 발표한 황 교수와 만남을 통해 대 반전의 계기를 맞았다.

섀튼 교수는 황 교수팀과 연구원을 교환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에 나섰고 같은 해 12월 성체 원숭이의 피부세포에서 얻은 핵을 이식해 원숭이 복제배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복제원숭이가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황 교수와 섀튼 교수가 협력해 만들어낸 이 성과는 엄청난 진보로 여겨졌다.

저널은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은 없지만 섀튼 교수와 황 교수가 공동저자로 등록돼 있고 황 교수팀이 가진 유사한 기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이 원숭이 복제 논문도 정밀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바이오의학연구소의 발생생물학자 루돌프 제이시 박사는 "유일한 영장류 복제 성공 케이스이지만 실제 연구작업이 완전히 미국에서 이뤄졌는지 아니면 일부가 한국에서 진행됐는지 확실치 않다"며 "섀튼 교수는 자신의 역할이 어디까지였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의 케빈 에건 박사도 "황 교수의 방법론 전체가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섀튼 교수의 원숭이 복제 기술의 유효성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라고 지적했다.

새튼 교수는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뒤 "10여년동안 고민했던 문제가 순식간에 해결됐다. 세계는 한국에 감사해야 한다"며 황 교수팀의 기술력을 격찬했지만 협력과정에서 얻은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복제 관련 기술을 단독으로 특허 출원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

저널은 섀튼 교수가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츠버그대도 자체적으로 구성한 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나올 때까지는 입장 발표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특허 출원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허 문제와 관련해 텍사스주의 특허변호사 마거릿 샘슨은 "섀튼 교수나 황 교수팀이 다툼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특허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복수의 그룹이 서로 다른 방법의 줄기세포 제조 및 이용 방법에 대해 특허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일단 특허권자가 되면 엄청난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최신호 지면을 대량으로 할애해 마련한 황우석 특집을 통해 서울대 조사위의 최종 발표 내용, 황 교수의 부상과 몰락 과정, 섀튼 교수를 둘러싼 논란 등을 상세하게 전달했다.

사설에서는 논문 조작과 윤리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황 교수 파문을 "기억할 수 있는 최대의 과학 사기사건"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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