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軍 러" 퇴각 주요인은 "이"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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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軍 러" 퇴각 주요인은 "이" 질환
  • 윤종원
  • 승인 2005.12.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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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있는 곳에는 늘 전염병이 따라 다니기 마련이다."

나폴레옹이 이끌던 프랑스 군대가 1812년 러시아에서 퇴각하게 된 주요 원인은 발진(發疹) 티푸스나 참호열 등 이(louse)와 관련된 전염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마르세이유 소재 지중해대학(유니베르시테 드 라 메디테라네)의 디디에 라울이 이끄는 연구진이 이날 발간된 의학 저널 "전염병"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러시아 전쟁에서 숨진 병사들의 치아에서 추출한 치수(齒髓)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방송은 전했다.

나폴레옹은 1812년 여름 50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로 진격했으나 전사와 혹한과 질병 등으로 그해 겨울 2만5천명의 병사가 러시아의 빌니우스에 도착했다. 그러나 3천명만이 살아남아 퇴각했고 나머지는 모두 숨져 빌니우스 일대에 대거 매장됐으며 지난 2001년 현지의 건설 현장 인부들이 작업 도중 2천~3천명의 시체가 묻힌 무덤을 발굴, 밝혀지게 됐다.

연구진은 유해와 옷 찌꺼기가 섞인 2kg의 흙에 대한 법의학적 발굴을 통해 이 5마리의 몸 조각을 발견했으며, 이 5마리 가운데 세 마리가 1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병사들이 앓았던 참호열(熱)이란 질병을 야기하는 DNA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또 숨진 병사 35명의 유골에서 나온 치아 72개를 분석한 결과 29%의 병사가 리케차란 세균을 보유했거나 이에 노출되면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에 걸린 증거를 발견했다. 리케차란 사람이나 동물의 병 원인이 되는 미생물 병원체로 살아있는 세포내에서만 증식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는 병사들이 이와 관련된 질병인 발진티푸스나 참호열에 걸린 것이 러시아로부터 후퇴하게 된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의료 역사학자인 캐롤 스티브 박사는 치아가 나폴레옹군 병사들의 건강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는 점은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병사들의 치아는 워털루 전투 때 많이 훼손됐다고 말했다.

스티브는 "전투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전염병이 있었으며, 1차 세계대전때까지 많은 병사들은 전투 자체가 아니라 전염병 때문에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폴레옹은 1816년 비타민C 결핍에 따른 괴혈병으로 입속에 심한 염증을 앓았으며 1821년 사망할 즈음에는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으로 몹시 쇠약했고 잇몸 상태도 좋지 않아 피가 나고 이가 쉽게 빠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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