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비 의약품값 공개 하나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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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비 의약품값 공개 하나마나
  • 윤종원
  • 승인 2005.09.01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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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중하 형식적 조사, 봐주기 의혹
"똑같은 약품인데..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이런 소비자의 고민 해소와 의약품 시장의 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다소비 의약품 판매가격 공개제도가 유명무실하다.

31일 전남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문 의약품을 제외한 피로회복제, 소화제, 외용제 등 다소비 의약품 50개 품목 가격을 분기별로 조사, 각 시군 홈페이지 등에 공개토록 했다.

이 조치는 약품 가격을 약국이 자율적으로 정해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이 바뀌면서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 등을 위한 보완책의 일환이다.

하지만 목포와 광양, 고흥 등 10여개 시군이 약국별 가격이 아닌 표본조사를 통해 평균가를 3단계(상.중.하)로 나눈 뒤 공개하고 있다.

이는 판매 가격이 약국에 따라 최고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하면 약국별 확인이 불가능해 사실상 공개 자체가 무의미하다.

또 약국별 가격을 공개한 시군 중 담양(3곳)과 여수(10곳) 등 일부 지자체는 분기별 조사 대상약국이 일부에 지나지 않아 일년내내 조사 자체를 받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더욱이 지자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배너를 제작, 공개하도록 한 도지침에도 불구하고 목포와 순천, 담양 등 대부분 시군이 실과별 페이지(보건소)에 게재하는 등 사실상 일반인의 접근이 극히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공개 편리성을 위해 시군 공개 사이트를 취합한 전남도청 조차 자체 과(課.보건한방과)에 관련 내용을 올려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내 지자체중 장성과 신안, 영암군만이 관내 전 약국의 판매가격을 조사, 공개했다.

특히 장성군은 조사 내용을 군청 메인 홈페이지는 물론 실과 공지사항에도 게재하는 등 타 시군과는 달리 의약행정의 투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처럼 판매가격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약국들이 가격 노출을 극히 꺼리는 데다 행정기관도 적극적인 공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 지자체는 약국별 가격을 공개, 해당 약국 약사들의 강력한 불만제기와 항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약국별 판매가격 공개를 꺼리는 것은 결국 약국간 값차이를 감추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관련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개할 경우 약국의 반발이 적지 않다"며 "전 약국의 가격을 조사,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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