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앞둔 고3 아들, 아버지 위해 간 기증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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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앞둔 고3 아들, 아버지 위해 간 기증 나서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5.02.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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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간 70% 이식 생체 간이식수술 성공
아버지와 아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

취업을 코앞에 둔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이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의 70%를 이식하는 수술에 망설임 없이 나서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한지훈(18세) 군. 

▲ 한지훈 군과 아버지 한민성 씨

서울 세명컴퓨터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군의 아버지 한민성 씨는 알코올성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한민성 씨는 고주파치료를 통해 간 치료를 받아 왔지만 간경변증이 악화돼 2010년부터는 반복적인 심한 식도정맥류 출혈로 고생하였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태가 나빠져 간 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아버지의 투병 과정을 지켜보던 아들 한 군은 흔쾌히 간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기증자 검사 중에 시행한 위내시경 검사에서 한 군에게 점막 관련 림프조직 종양이 발견되며 간이식수술이 곤란해졌다.

이에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및 외과 등의 교수진이 참여해 기증 가능성 및 위험성에 대한 다학제 검토를 진행, 한 군의 치료를 먼저 한 뒤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됐고, 어린 나이에는 흔하지 않은 점막 관련 림프조직 종양 가능성이 있어서 두 차례에 걸쳐 정밀 조직 검사를 진행했다. 이어 소화기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및 외과 등의 교수진이 참여해 기증 가능성 및 위험성에 대한 다학제 검토를 진행했다.

취업 준비로 바쁜 시기가 다가오고, 모르던 병도 발견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한 군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했고, 운동 및 음식조절 등의 노력과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관리로 한 군은 1월5일 아버지인 한민성 씨와 나란히 수술대에 누울 수 있었다.

한 군의 간 약 70%를 절제해 한민성 씨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수술이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홍근 교수에 의해 집도돼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수술 후 간을 제공한 한 군은 이미 건강한 모습을 찾아 퇴원했으며, 아버지 한민성 씨 또한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돼 퇴원했다.

현재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한지훈 군은 “취업이냐, 진학이냐는 결정을 앞둔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였지만 취업이나 진학도 아버지가 살아계셔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기증을 결정했다”며 “이젠 아버지 혼자만의 몸이 아니니 더 건강에 주의하셨으면 좋겠고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한민성 씨 역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도 느끼고 이제껏 본인 위주로 살아왔던 것을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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