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병원인의 병원신문 최종편집2023-02-04 17:35 (토)
토요일 같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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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같은 금요일
  • 박현
  • 승인 2004.10.0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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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이후 병원의 새 풍속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지 3개월이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이 전체적인 환자수가 줄어들어 병원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금요일이 토요일로 바뀌는 등 새로운 병원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 병원계는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은 제외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과 함께 아무런 보완조치 없이 근로시간단축을 시행하는 것은 병원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제도시행 3개월이 된 현재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고려한 후 대책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즉 병원의 공공성과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중무휴로 운영해야 하는 점,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자동화에 한계가 있으며 인건비가 전체 비용의 50∼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60여가지가 넘는 전문직이 종사하고 있으며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점 등 병원의 특수성을 좀 더 신중히 고려했어야 했다.

그리고 주5일 근무제 시행에 앞서 진료수익 감소분을 보전하려면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병원경영 손실분의 보전을 위해 건강보험수가 인상과 같은 대안이 선행됐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는 현재 서울대학병원의 경우 전체적인 환자감소는 물론 수술날짜가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로 집중되는 등 새로운 진료패턴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수술 날짜가 주초로 집중되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알려졌다.

첫째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환자 및 환자보호자들도 자신들이 간병하기 편한 날에 수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즉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에 수술을 함으로써 환자가 안정을 찾으면 주말에 자신들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혹시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수술을 함으로써 환자간호를 위해서 주말계획을 망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들도 큰 수술의 경우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잡고 있다. 이는 수술 후 환자상태에 따라서 회진 등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로 하는 환자가 생겨서 주말에 대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해당 병원들은 대부분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매출감소에 따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학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보라매병원의 경우 전체적으로 10%의 매출감소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병원 김성덕 원장은 현재 10%의 매출감소를 보이고 있어서 연간 매출액 500억원 가운데 10%인 50억원 정도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라매병원은 일찍이 4대 전문센터를 설치해 환자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등 주5일 근무제 시행 이전에 병원경영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간호사 수를 증원해 최근에는 간호등급이 한 단계 상승하는 등 적자 만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양대병원도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난 후 10∼15%의 환자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 병원 김명호 의료원장은 외래환자는 그런 대로 유지가 되고 있으나 입원이 크게 줄어 전체 수입의 10∼15%정도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료원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리병원이 현상유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역시 금요일 오후에는 환자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의사들도 수술날짜를 주초로 몰아서 잡는 등 주5일 근무제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부분 대학병원들은 현재 토요일에도 정상진료를 하고 있으나 이것 또한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쉬는 게 더 낫다는 평가다. 인건비나 전기세 등을 고려할 경우 휴진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병원들 역시 환자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주변의 관공서나 대기업들이 주5일제 시행에 따라 토요일 근무를 하지 않음으로써 환자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병원주변에는 토요일이면 아예 문을 닫는 가게나 식당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의 근무자세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금요일이 되면 토요일에 놀러갈 계획을 세우느라 근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진정한 주5일 근무제를 위해서는 집중근무제(집중근무제 관련 기사 참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 직원은 금요일 오후가 되면 마음이 들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친구들로부터 주말계획을 상의하는 전화가 걸려와 근무에 적잖은 방해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주5일 근무제 시행 세 달이 지난 현재 환자수는 줄어들고 수술날짜가 주초로 집중되는 등의 부작용과 함께 환자이탈로 인해 병원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 여름휴가 이후 9월에는 추석연휴가 겹치면서 진료일수가 부족해 병원들의 수입이 크게 떨어졌다. 환자들이 추석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대거 퇴원함으로써 병상가동률이 70∼80%까지 떨어졌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는 병원의 경우 9월 한 달은 겨우 절반 정도만 진료를 한 셈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각급 병원들의 노력, 즉 직원들이 근무자세를 주5일 근무제를 위한 것으로 바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박현·hyun@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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