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인체조직기증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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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인체조직기증 어디까지 왔나”
  • 박현 기자
  • 승인 2013.02.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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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에 숨진 故 안병요 기증자 1주기 돌아와…유가족들 홍보대사 자처
척박한 기증문화 속 꽃피운 숭고한 생명 나눔으로 기억 되어야

지난해 2월25일, 31살의 건강한 청년이었던 故 안병요 씨는 갑작스런 고혈압으로 쓰러진 후 의료진으로부터 인체조직기증 권유를 받았다.

유가족들은 평소 UN모의대회나 해외봉사 활동을 다니며 약자를 보살피는데 앞장섰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는 물론 피부, 뼈와 같은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1주기 직전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를 찾아온 유가족들은 故 안병요 씨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인체조직기증의 민간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특히 어머니 한승희(60) 씨는 "내 아들의 조직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에 내가 더 힘을 얻고 있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많은 사람들이 조직기증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은 것이 참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 인체조직기증이 알려져 있지 않아 유가족이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이 상당하다. 때문에 한승희 씨처럼 선뜻 기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아 지난해 인체조직기증재단의 기증자는 총 159명에 불과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후에 피부, 뼈, 연골, 인대, 건, 혈관,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기증된 인체조직은 가공, 보관 단계를 거쳐 조직에 손상을 입어 기능적 장애가 있거나 각종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이식된다.

1명의 기증자가 최대 100여 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 안병요 씨의 조직 또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식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만명의 약속' 등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지면서 인체조직기증을 약속하는 희망 서약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장기기증이나 헌혈 같은 생명 나눔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다. 특히 서약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박창일 이사장은 "안병요 기증자는 척박한 기증문화 속에서도 대가없는 숭고한 나눔을 실천한 훌륭한 본보기“라며 “제2의, 제3의 안병요 기증자가 나타나기 위해선 홍보와 함께 희망 서약자가 기증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전면허증에 등록여부가 표시되거나 하는 등 국가에서 관리하는 요소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국내 인체조직 기증자는 234명에 그쳤으며 유통된 전체 인체조직 이식재 중 76%가 수입이었다(식의약청 발표). 현재 국내 인체조직기증 희망 서약자는 11만5천895명으로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88만9천616명의 1/8 수준이다.(보건복지부, 2012년 11월 기준)

※(사)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는 인체조직기증 홍보, 교육 전문기관으로, 건전한 생명나눔 기증문화를 정착시켜 국민건강증진과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 및 문의 1544-0606, 기증자 발생시 1544-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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