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몸에 밴 친절과 환자배려 최우선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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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몸에 밴 친절과 환자배려 최우선 돋보여
  • 박현 기자
  • 승인 2012.12.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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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 및 재활병원, 일본에서 배우다

대선후보들이 복지와 관련된 공약들을 대거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은 가장 큰 복지문제 가운데 하나로서 노인의료와 재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요양병원이 1천80여 개에 달하는 등 그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상황인 가운데 의료서비스 수준의 차이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요양병원도 인증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노인의료의 모법답안'과 '노인환자의 천국'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운영상황 및 실태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는 아직 없었다.

지금까지는 일본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는 정치적인 문제를 제쳐 놓는다면 배울점으로 '친절함'과 '깨끗함'이 전부였었다.

일본의 의료기관 분류체계는 한국의 종별개념(종합, 병원, 의원 등)과는 달리 병상 개념이다. 그리고 지역별 병상상한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병상확충이 쉽지 않다. 한 건물에 급성기병동, 요양병동, 재활병동 등을 모두 운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령 요양병상을 늘리려면 급성기병상이나 재활병상을 줄여야하는 식이다.

노인요양 및 재활치료와 관련한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나라에 비해 10~15년 정도 앞서고 있는 일본의 이와 관련된 각종 운영현황을 곁눈질과 귀동냥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보고 느낀 그대로를 옮겨 보도록 한다.

12월5일부터 8일까지 3박4일 동안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가 일본 후쿠오카현 및 야마구찌현에서 진행한 '제50차 일본 노인병원 현지연수' 프로그램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오랜만에 나가는 해외여행(?)이라서 약간은 설레는 기분이었으나 개인휴가를 내고 가는 길이라서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힌다는 생각이었다.

연수단은 부산에서 하루 전에 배를 타고 출발한 일행과 인천에서 비행기로 출발한 일행이 12월5일 오전에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서 조우했다. 이번 연수에는 창원 희연병원, 대구 행복한요양병원, 부산 한가족요양병원 등에서 총 14명이 참석했다.

노인의료 및 재활치료 문제 일본에서 답을 얻다
한국 중소병원의 롤 모델, 무타병원

첫날인 12월5일 점심을 마친 일행은 쉴 틈도 없이 오후 2시에 의료법인 성화회 무타병원(이사장 무타 가즈오)을 첫 번째로 방문했다. 이날의 방문견학은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보다 따뜻하고 확실한 지역의료'를 목표로 1987년에 개원한 이 병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중시한 의료와 홈닥터로서의 친숙함, 좀 더 섬세한 의료 및 간호, 케어서비스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병원으로서 큰 사랑을 받으며 성장 발전해 오고 있다.

163병상 규모로 내과, 외과, 소아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위장과, 신경내과 등 10개과를 개설 운영하고 있으며 1일 외래환자는 200~300명 수준이다. 일반병상이 60개, 요양병상이 60개, 회복기병상이 43병상 등이다.

무타병원은 1988년에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통감해 방문간호를 개시했으며 1993년에는 방문간호스테이션을 개설해 고령자 및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과 그 가족들을 돕고 있다.

그리고 1995년에는 고령자들의 적극적인 케어에 대처하기 위해 개호 노인보건시설을 개소해 의학적 관리를 근거로 최적의 간호와 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1999년에는 재택복지의 질을 높이기 위해 거택지원센터를 개설해 방문개호, 방문재활, 방문간호, 데이케어의 운영을 시작했다. 동시에 사회복지법인 개호노인복지시설을 개소해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65세 이상)들의 복지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병원기능평가기구의 인정병원으로서의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의료기관과 긴밀하게 제휴하기 위해 개방형 병원으로 지정을 받아 2004년에는 임상연수 지정병원 그리고 2007년에는 ISO9001 인증을 받기도 했다.

무타병원은 스페인풍의 최고급 호텔시설을 자랑하는 복합형개호시설(3층)을 2012년 6월1일에 오픈하기도 했다.

특별요양노인홈인 '마키노키'는 이 건물 1층과 2층에 있으며 정원 29명의 소규모 시설이다. 지역밀착형으로 정든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가족 및 지역인들과 연결할 수 있다.

쇼트스테이(단기보호센터 개념) '나데시코'는 건물의 3층에 있으며 정원이 18명으로 재택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분들이 일시적으로 입소해 일상의 케어와 일상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서비스센터인 '오키카나'는 건물의 1층에 배치되어 있으며 정원이 12명이다. 통상의 데이서비스와 달리 뇌혈관질환 및 알츠하이머 등이 원인으로 기적 및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치매대응형 시설이다. 이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시설과 서비스가 정평이 나 있다.

첫째도 환자, 둘째도 환자…환자중심의 병원운영

무타병원에 들어선 순간 '곤니치와(안녕하십니까?)'를 연발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설과 장비들은 우리나라 보통 병원의 수준이었으나 몸에 밴 친절과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업무태도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철저하게 환자중심으로 운영되는 병원경영은 병원 내의 시설 하나하나와 프로그램에서도 환자편의를 최우선으로 해 섬세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오후시간에 방문한 병원이었지만 모두가 업무에 지칠 만도 한데 업무에 찌든 모습이라기보다는 아들과 딸이 부모를 또는 손자와 손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살피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 '이것이 한국병원과 확실히 다르구나' 할 정도로 그들만의 병원문화(색깔)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한 분위기는 훈련을 통해서 하루아침에 흉내 낼 수 없는 것이었다.

첫날의 병원견학을 마치고 호텔로 가는 도중에 버스 안에서 연수단 모두에게 개별소감을 발표토록 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다녀온 기자로부터 프로그램이 타이트 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설마' 했었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예외 한명 없이 모두가 소감을 발표해야만 했다.

김덕진 회장은 첫날 방문한 병원의 질의응답 시간에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줌으로써 참석자들의 의문을 말끔히 해소해 주기도 했다.

연수프로그램은 '설렁설렁' 다니는 여행이 아니고 철저하게 노인의료 및 재활치료에 대한 선진시스템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다행히 버스 안에서의 소감발표 수업이 평균 75점을 넘어 저녁식사를 마친 후 김덕진 회장이 사비를 털어 '이자가야'에서 한잔 하면서 첫 날 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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