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면허시험 자격기준 4년 일원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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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면허시험 자격기준 4년 일원화해야
  • 박현 기자
  • 승인 2011.02.2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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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제 졸업자 87.2% 학위 취득위해 매년 1천700억 낭비
환자안전과 건강권 증진·해외취업 활성화위해서도 필요

현재 3년제 또는 4년제 간호대학 졸업자로 이원화돼 있는 간호사 면허시험의 최소자격 기준을 학사학위 소지자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는 서상기(한나라당)·안민석(민주당)·정영희(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이 2월 28일(월) 오전 9시30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동개최한 '간호교육 학제 일원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송지호 성신여대 간호대학 학장이 주제발표를 통해 밝힌 것이다.

송지호 학장은 “간호사의 경우 현재 3년제 또는 4년제 졸업과 관계없이 동일한 국가시험 하에서 동일한 면허증을 취득하고 동일 업무를 수행토록 하고 있으나 해외취업, 승진 등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어 3년제 간호과 졸업자 10명 가운데 9명이 졸업 후 여러 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1천700억 여 원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현재 간호학사 학위취득이 가능한 과정으로는 방송통신대, RN-BSN(22개교), 학점은행제(27개교), 전공심화과정(18개교), 독학사 과정 등 5개 과정이 있으며 2008년 기준으로 5천600명 이상이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비율은 87.2%로 추정되며 이는 간호사 스스로 현장에서 4년제 간호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한 결과로 보인다.

송 학장은 특히 “간호사의 교육수준을 4년으로 일원화하는 문제는 투약과오, 인공호흡기 사고, 병원감염 등 의료사고 및 환자 사망률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에서 말해주듯 환자안전 강화와 건강권 증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호 학사학위 이상의 소지자가 10% 증가할 때마다 환자의 사망률과 응급상황대처 실패율은 5%씩 감소 △학사 이상의 간호사가 60% 이상인 병원과 20% 이상인 병원을 비교 시 입원 후 한 달 이내 사망률이 19%의 차이를 보임(Aiken 2003) △학사 이상 간호사의 비율이 높은 병원과 낮은 병원을 비교했을 때, 병원감염과 상해 발생, 재원기간에서 각각 9.7%, 17.7%, 8.6%의 차이를 보이는 것(Aiken 2009)으로 나타났다.

송 학장은 또 “WHO와 ICN(국제간호협의회)을 중심으로 정보와 인력의 표준화를 위한 포럼과 네트워크 설립 등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국가 간 간호인력 이동을 이슈로 간호사의 통용 기준인 학술적 학위(academic degree)로서 학사학위를 기본으로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간호교육의 기본을 학사학위로 표준화해 한국간호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학장은 이밖에도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전문직 간호사의 역할 확대 △병원 전문의료팀 내 핵심 축으로서의 간호역량 강화 △간호사의 해외취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간호교육 학제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나선 토론자들 역시 대부분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박호란 한국간호평가원장은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전문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고등교육 목표와 인력양성 방향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년 과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4년으로의 전환은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제시한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인증대학을 대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장도 “주제발표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간호사 학제 일원화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그러나 병원의 입원환자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숙 보건복지자원연구원 상임이사는 “간호교육이 일원화되지 못함으로 인해 간호서비스 질 향상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같은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 내에서도 갈등과 차별을 야기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혜정 서울여자간호대학 총장은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인 중 유일하게 간호사의 학제만 2원화 돼 있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해야 하는 의료인의 막중한 책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74개 3년제 대학이 모두 적절한 교육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 없으므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에 한해 교육기관을 4년으로 하고 학사학위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간호교육의 질 보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지난 4년간 크게 확대돼 약 4천200명이 증원됐고 정원 외 편입학 확대 정책으로 4년제 학사 편입학(10%→30%, 2075명), 3년제 정원 외 편입학(20%→30%, 2526명), 농어촌 및 저소득층 특별전형(20%, 1684명)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12년 약 1만4천명이, 2014년에는 약 2만 명 이상이 배출돼 공급과잉이 예상돼 간호교육 4년 일원화로 인한 간호사 부족문제는 발생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미국,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등 OECD 국가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개발도상국가들도 간호교육 학제를 이미 4년으로 일원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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