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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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김정은
  • 박현 기자
  • 승인 2010.11.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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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영종 기자의 김정일 후계추적 풀 스토리
평양판 '형제의 난' 막전막후 숨막히는 스토리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권력을 물려받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후계자 김정은'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서 북한·통일 문제만 20년을 파온 이영종 기자의 첫 책이다. 김정은 후계체제가 아직 구름에 가려 있을 때부터 '기자의 감'으로 취재해 온 내용이 책의 뼈대를 이룬다.

  중앙일보 이영종 기자의 저서 '후계자 김정은'

이영종 기자는 김정일 후계 관련 정보를 망라해 책으로 집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정보 당국자와 교수·전문가들을 면담했다.

이 기자는 “우암각 사건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평양의 절대권력이 쏠리는 시점에 불거진 형제간의 권력다툼”이라며 이를 '평양판 형제의 난'이라고 이름 붙였다.

2004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김정남에 대한 테러시도와 2009년 6월 김정은의 김정남 살해시도를 중국 정부가 막았다는 소문의 전말도 속속들이 파헤쳤다. 김정은 후계체제를 떠받들게 될 평양 권력층 2세들의 조직인 '봉화조'의 실체를 소상히 들여다본 점도 흥미를 끈다.미스터리한 인물로 남아 있는 김옥을 사진으로 밀착 분석한 대목도 돋보인다.

이 책에는 1992년 2월 북한 화보에 등장한 20대의 김옥 모습이 실렸다. 당시엔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한 비서였는데 2년 뒤 발간된 화보에서는 김옥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이 기자는 이를 비교분석하면서 “이 기간에 김옥이 '김정일의 여자'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사진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말 노동당 대표자회 기념사진에 김옥이 고영희의 소생인 김여정(김정은의 여동생)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을 근거로 김옥과 고영희의 갈등설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곁들이고 있다.

김일성 사망 때부터 북한 후계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봐 온 그답게 풍부한 미공개 자료와 다양한 비화를 통해 현재의 북한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책머리에 실린 '평양 로열패밀리 가계도'는 우리 정보당국은 물론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료 등을 토대로 제작해 “가장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혼선이 있던 김정은의 생년월일도 ‘84년 1월 8일’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북한이 김일성(1912년생)·김정일(1941년생이지만 42년생으로 조작)과 맞추려 82년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기자는 책 본문에서 북한 3대 세습에 대한 평가나 비판은 다루지 않았다. 객관적인 스토리와 자료를 통해 독자들이 자연스레 김정일 후계문제에 대한 견해를 갖게 될 것이란 생각에서란다. 다만 에필로그에서 북한후계에 대한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철학 부재와 일부 부적절한 태도를 꼬집고 있다.

이 책은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을 주는 기존의 북한 관련 책들과는 달리, 후계문제를 둘러싼 평양 로열패밀리들의 치열한 암투와 갈등, 그리고 사랑을 103개의 에피소드로 9개의 장에 나눠 담았다. 여기에 60여 장의 사진과 그에 대한 알찬 분석을 함께 소개해 흥미를 더할 것이다.

북한과 바로 등을 대고 있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가 북한의 의도와 앞으로의 나아갈 길, 변화의 방향을 궁금해 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후계자 공식화'에 따른 북한의 변화를 전망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것이다.<(주)늘품플러스ㆍ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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