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등록관리 시범사업 성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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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등록관리 시범사업 성과 크다
  • 최관식
  • 승인 2010.07.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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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ㆍ당뇨환자 연평균 투약일수 220일에서 310일로 증가

정부는 국민의 의료기관 순례, 즉 의료쇼핑을 방지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활성화를 목표로 ‘단골의사제’를 도입키로 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단골의사제는 주어진 의료자원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고 건강보험재정을 보호함은 물론 치료가 아닌 예방 중심의 정책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07년 9월과 2009년 7월 대구광역시와 경기도 광명시에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등록관리 시범사업을 실시, 단골의사제도의 효용가치를 검토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각각 1곳에서 시행 중인 시범사업은 매달 4천∼4천500원의 진료비 및 약제비가 지원되는 환자는 물론 지역 의약계의 호응 속에 만성질환 관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의원급와 병원급의 구분 없이 희망하는 의료기관은 모두 참여할 수 있지만 단골의사제는 의원급 의료기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본지는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단골의사제가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건강보험재정 보호, 국민 건강 확보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가늠해 보기 위해 만성질환 등록관리 시범사업이 그동안 거둔 성과 및 의미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질병정책과 홍정익 사무관에 따르면 단골의사제 모형은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현재로서는 병원이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병원 포함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대구광역시와 경기도 광명시에서 시행 중인 심뇌혈관질환(고혈압·당뇨) 고위험군 등록관리 시범사업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의 경우 시범사업 이전 고혈압과 당뇨환자의 연평균 투약일수가 220일에 불과했으나 시범사업 결과 310일로 크게 늘어나 만성질환자의 질병관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2007년 9월부터 시행된 대구시의 등록관리 시범사업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예방수칙과 교육을 실시하고, 만 65세 이상 환자에게는 진료비 1천원, 고혈압, 당뇨의 경우 약제비 3천원을 매월 지원해 왔다.

이 사업은 2007년 말 2만1천명에 불과했던 등록환자가 2009년 말 10만명을 넘기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8월 중단되는 이 사업에 총 122억원의 사업비 중 진료비 지원에만 약 73억원이 소요됐다. 사업비는 국비(기금)와 지방비가 50대 50으로 마련됐다.

대구의 시범사업은 대학병원을 제외한 대부분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의원급의 경우 주로 내과와 가정의학과), 10만명의 등록자 대부분이 금전적인 지원 대상인 65세 이상 노인이다. 진료비와 약제비 지원은 올 8월로 끝나며, 환자에 대한 진료안내정보(알림서비스)와 교육서비스만 지속된다. 시범사업 종료와 관련해 대구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광명시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시범사업은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매월 진료비 1천500원, 약제비 3천원을 지원하고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교육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현재 81개 병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는 100병상 규모의 광명인병원과 광명연세병원, 그리고 노인요양병원인 광명은혜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내과와 가정의학과의원은 100% 참여하고 있다. 예산은 정부와 경기도, 광명시가 분담해서 운영되고 있다.

광명시는 시범사업 1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2일 광명시청 대강당에서 그간의 사업 평가 및 유공자 표창과 사례 발표 등의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광명시의사회 관계자는 “처음엔 그리 내키지 않았지만 시정에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환자의 호응이 커지고 질병관리 성과가 나오면서 애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대구광역시와 달리 광명시가 운영하고 있는 등록관리 시범사업이 운영기간의 제한은 없지만 단골의사제가 본격 도입되면 통합되거나 정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명시보건소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센터 유혜원 팀장에 따르면 복지부의 정책방향과 별개로 경기도는 이 사업을 타 도시로 확대키로 하고 현재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광명시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의료기관에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아직 시의사회 차원에서 단골의사제 등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내부 협의를 거쳐서 방향이 정해지면 그 때 가서 응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광명시 등록관리 시범사업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의사들이 이 사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급 참여기관인 광명연세병원 등록관리 시범사업 담당자는 “애초에 수익이나 혜택을 바라고 시범사업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며 “광명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협조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고, 초기에 행정업무가 다소 늘어났지만 지금은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경우 등록환자 대부분이 기존에 병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이며, 시범사업이 실시되면서 환자가 증가한 실적은 없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들이 집에서 가까운 의원에 등록해 이탈한 경우도 있으나 또 일부는 새로 등록된 환자가 있어 환자 수의 변동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비용 지원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범사업 초창기엔 의원에서 진료받을 경우 추가비용이 안 들지만 병원은 종별 진료비 차이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해 이를 두고 말이 많았으나 1년이 경과하면서 잠잠하다고.

또 다른 시범사업 참여병원인 광명인병원 담당자 역시 병원 입장에서는 큰 관심도 없고, 참여에 따른 혜택도 없지만 시정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참여했으며 환자 증가 등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약국과 연계돼 있는 만큼 행정처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점 등이 불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시범사업 운영이 지속되고 인지도가 확대되면 긍정적인 반응이 모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등록관리 시범사업은 지속치료의 수단으로서 등록된 환자에 대해 알림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절반이 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질병을 방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질병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을 줬지만 의료기관의 입장에서 내원 환자증가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등록관리 시범사업도 한계가 있다. 환자에게는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되지만 의료기관에는 인센티브가 없어 동기부여가 부족했다. 즉, 자신에게 금전적으로 아무 이득이 되지 않으면서 행정적인 절차만 복잡해 졌다는 것. 이를 개선해 의사에게 인센티브와 함께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 단골의사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현재 단골의사제도에서 비용보상과 이에 따른 의사 또는 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모형은 정해지지 않았고 전문가와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다만 환자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유지되는 범위에서 의원급만 대상으로 ‘단골의사제’가 시행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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