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병원의 논거와 병원경쟁력 향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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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병원의 논거와 병원경쟁력 향상 전략
  • 윤종원
  • 승인 2010.06.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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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 보건산업대학장 김영훈
오래전부터 우리 병원계에 B빅4 병원이라는 용어가 생겼고 지금은 병원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는 물론, 일반인조차도 Big4 병원이라 하면, 자연스럽게 4개의 병원을 떠올리곤 한다.

최근엔 Big 4라는 말에 하나를 더하여 Big5 병원을 운운하기도 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Big 5로 추가된 병원이 어느 병원이냐에 따라 설왕설래하고 있고, 일부 병원에서는 “Big 5병원 진입”을 비전으로 표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의문이 하나 있다. Big4 병원이나 5병원이라는 기준이 무엇인가하는 것이다. 딱히 객관적으로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병원의 규모를 기준으로 해서 그 크기별로 순위를 매겨 4개로 정리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만약 규모의 크기에 따른 Big4 라면 크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가치가 없다. 병원규모의 크기가 경쟁력지표가 되기도 하지만, 병원이라는 특수조직을 단순히 규모로만 우열을 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우리 인식속의 Big 4병원은 량(量)적인 뿐만이 아닌 의료의 질(Quality)적 요인이 동시에 고려되고 있음이다. 만약 규모라고만 한다면, 새롭게 맘모스형 병원이 건립되는 즉시 기존의 Big 4병원은 4번째의 순위 밖으로 일순간에 밀려나야 한다. Big 4병원이라는 용어에는 경쟁력의 가치가 함께하고 있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쟁력의 근거에 의한 Big 4인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해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 400병상이상 100개의 종합병원자료(2006년)를 기준으로 하여 자료가 부실한 5개 병원을 제외한 95개 병원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비교 · 분석했다.

경쟁력을 크게 3개(생산경쟁력, 시장경쟁력, 성과경쟁력)로 나누어 11개의 경쟁력지표를 고안하여 적용했다. 병원의 생산경쟁력과 관련된 요인은 기초요소로서 병상수를 고려한 사업운영비용, 진보요소로서 의사인력과 간호인력을 선정했다.

병원의 시장경쟁력은 외래 및 입원일당 진료비와 외래환자초진율, 외래재방문일수로 선정했다. 그리고 경쟁우위 및 성과수준에 대한 경쟁력은 생산성 지표의 경우 의사1인당 조정환자수, 시장의 경쟁우위의 정도는 조정환자점유율, 경영효율성의 정도는 병상이용률과 병상회전율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지표의 중요도인 가중치는 국가경쟁력 지수 산출시 요소별 가중치를 참고하여 적용했으며 각 경쟁력 요인별 최대점수를 100점으로 환산한 가중치를 적용했다.

그리고 각각의 개별지표의 경우 측정 단위가 통일되지 못하여 이를 10점 기준으로하여 표준화했다. 복잡한 수식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고 제한적인 지면도 고려해 간략히 소개하면, 1단계로 각 경쟁력지표를 1병상 또는 100병상으로 나누어 초기데이터를 구축했고, 2단계로 표준화 10점을 만점으로 환산 적용했으며, 3단계로 표준화 지수에 지표 가중치를 곱해 값을 계산 후, 마지막 4단계로 각 경쟁력지수가 최대값으로 나타난 병원을 100점기준으로 하여 환산한 보정점수를 도출했다.

그 결과 병원을 종합전문요양병원(3차), 종합병원, 공공병원 및 400~600병상 병원전체로 구분하여 비교하면, 3개 경쟁력(생산, 시장, 성과)모두에서 종합전문(3차)병원이 가장 높았고, 생산경쟁력에서는 공공병원이 가장 낮았으며, 시장경쟁력과 성과경쟁력에서는 400~600병상 그룹에 속하는 병원전체 평균이 가장 낮았다.

그리고, 각 경쟁력부문의 1위 병원과 전체 95개 병원의 경쟁력차이는 생산경쟁력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시장경쟁력에서는 화순전남대병원, 성과경쟁력에서는 연대세브란스병원이 가장 높았고, 95위 병원과 매우 큰 차이가 있었다.

의문의 핵심인 Big 4병원을 찾기 위하여 95개 병원중 경쟁력평가지수의 종합순위를 계산해 본 결과, 우연하게도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고 있는 Big 4 병원(서울대학교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의 경쟁력이 국내 95개 병원중 상위 1위에서 4위에 속하였다. 전체 3개(생산, 시장, 성과)의 경쟁력을 대변하는 11개 지표의 경쟁력 종합순위가 삼성서울병원(1위), 서울대학교병원(2위), 서울아산병원(3위), 연대세브란스병원(4위)의 순이었다.

물론, 이 연구의 틀에 의하여 생성된 경쟁력 순위가 국내 병원의 절대적인 서열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 단순히 경쟁력의 순위만을 높이자면, 투입자원에 해당하는 비용, 의사수, 간호사수를 늘려 생산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고, 외래 일당진료비와 입원 일당진료비를 시장경쟁력 순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영향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쟁력평가 순위를 간과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논거를 제시하면, 시장경쟁력의 질 지표에 해당하는 외래환자 초진율과 외래환자 재방문일수는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이다.

또한 성과경쟁력에 해당하는 환자점유율과 의사1인당 조정환자수, 병상이용율과 병상회전율 역시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즉, 인위적으로 생산경쟁력 지표의 값을 올린다고 해도, 시장경쟁력의 일부 지표와 성과경쟁력의 모든 지표 값이 올라가야 전체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과경쟁력의 환자점유율 계산시 전국 400병상 이상의 병원을 이용한 조정환자수중 해당병원이 차지하는 비율로 적용하였고, 병원의 시설이용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병상이용율은 일정기간 동안의 가동 병상중 입원환자에 의해 실제로 점유된 병원의 비율이다. 또한 병상회전율은 일정기간 중 한 개의 병상이 평균적으로 몇 명의 입원환자를 수용하였는가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병원경영의 성과를 비교하는데에 매우 유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95개 병원의 경쟁력을 비교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였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성과경쟁력의 가치가 그것이다. Big 4병원이나 5병원이 되는데 있어서 생산경쟁력과 시장경쟁력보다는 성과경쟁력의 영향력이 컸다는 의미이다. 일례로 연대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생산경쟁력(100병상당 사업비용, 100병상당 의사수와 간호사수)은 95개 병원 중 48위이면서도 성과경쟁력순위가 1위였고, 그 결과 전체 종합순위가 4위에 이르렀다. 이것은 그만큼 컴피턴시(Competency : 높은 수준의 성과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능력)가 높다는 것에 기인한다는 생각이다. 혹시 이런 결과를 연대세브란스병원의 병원경영수준이 타 병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다고 추론한다면, 논리의 비약일까?

이상과 같은 결과로 보면, 생산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거나 후순위에 위치하더라도 성과경쟁력을 높여서 전체 경쟁력순위를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3개 경쟁력부문의 상대적 지위가 “생산경쟁력 하위, 시장경쟁력 중위, 성과경쟁력 상위”의 구조를 갖는 것이 가장 비용효과적(Cost-Effective)인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경쟁력은 낮으면서 성과경쟁력은 높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리 쉽지 않은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병원경영자로서 시도해야 할 만한 전략방향임에 틀림없다.

이상의 결과로 Big 4병원의 논거를 찾은 것일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필자가 고안하여 적용해 본 방법론의 타당성에 대한 비교기준도 없는 상황에서 객관화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다만, 오래 동안 궁금해 왔던 “Big 4병원의 논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근해 보았고, 그 결과 일차적으로 나마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였다는 것과 성과경쟁력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였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일단락을 맺는다. 더불어 Big 4병원이나 Big 5병원이라 명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논거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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