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산대학교병원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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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산대학교병원 녹색성장
  • 박해성
  • 승인 2010.05.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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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발자국 남기기 운동’
봄이 왔지만 연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매서웠던 부산의 날씨. 부산대학교병원 내엔 환자들을 위해 난방기를 켜고 있었지만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행정실과 사무국장실에는 따듯한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김선배 사무국장실에는 온풍기조차 눈에 띄지 않고 조명 또한 그리 밝지 않아 약간은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에 김 사무국장은 “혼자 쓰는 사무실에서 굳이 난방을 하고 불을 환하게 켜놓을 필요가 없어 난방기를 끄고 두 군데 중 한 쪽의 전등에서 전구를 아예 빼버렸다”고 말했다.

불이 들어와 있는 쪽의 전등도 전구 세 개 중 두 개만 꽂혀 있을 뿐이었다.

“이 정도 조명으로도 결재 등 사무를 보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고, 혼자 있을 때 좀 춥다 싶으면 옷을 덧입고 있으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병원의 ‘저탄소 녹색발자국 남기기 운동’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구상한 절감방안 중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몸소 실천하고 있는 중이었다.

◈세계적 환경문제 극복에 동참한다
지구온난화, 오존층 파괴, 산성비, 열대림 감소, 사막화, 야생 생물종 감소, 해양오염, 유해폐기물의 국경이동, 개발도상국의 공해 등의 문제를 유엔환경기구, 유엔인간환경회의, 리우회의, 유엔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유엔기후협약당사국총회 등에서 계속 비중 있게 다루고 있으며, 우리 정부에서도 이를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6불화황의 6대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지구환경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초부터 시작된 부산대학교병원의 ‘저탄소 녹색발자국 남기기 운동’은 최근 세계적인 추세의 ‘저탄소 녹색성장 사회구현’에 발맞추기 위한 병원 측의 야심찬 발걸음이다. 인간의 생활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 발생량인 탄소발자국을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줄이고자 나선 것이다.

이는 △환경친화적 생활양식 △환경오염물질 배출 억제 △절전, 절수, 절약 등 녹색생활의 실천을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겠다는 캠페인으로 ‘저탄소 녹색운동’에 대한 정부 방침에 박남철 부산대학교병원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력에 힘을 실으며 현실화됐다.

박 원장은 “이산화탄소(온실가스) 감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인류 공동의 목표이며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전환과 감축활동 등 에너지 관리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미래를 논하기 어렵다”고 인식, 전 직원의 자발적인 운동을 이끌어냈다.

하루 빨리 녹색생활 실천운동을 시작해 병원 실정에 맞는 방안들을 찾을 때 진정한 ‘녹색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박 원장의 생각인 것이다.

◈추진위원회 구성, 자발적 참여 이뤄내자
지난해 12월 김 사무국장을 주축으로 한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모든 부서 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방안을 찾고 지난 1월 5일에는 발대식을 개최하며 녹색운동을 시작했다.

단계별 추진 전략에 따라 홍보 및 계도, 교육, 시설 보완 등의 준비단계를 거쳐 3월부터는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추진위원회는 사무국장과 4명의 위원, 간사를 두고 사무국 팀장들의 추진회의체를 중심으로 병원 전 부서와 부산시, 서구청, 경찰서, 소방서를 비롯한 민·관 차원의 공조를 이뤄가고 있다. 총무팀장은 제도개혁 및 행정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관리팀장은 물자절약, 시설관리팀장은 에너지절약을 추진하고 있다. 홍보 및 교육은 홍보·대외협력팀장이 주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운동의 내용을 담은 자료집과 뱃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녹색은 생활이다’는 문구가 새겨진 뱃지는 현장에서 실천을 이끌어내는 작지만 큰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서로의 가슴에 달린 뱃지를 보면서 직원들이 ‘물 한 방울, 휴지 한 쪽, 전원 한 번’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운동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은 구성원들 사이의 공감대 형성이다. 직원 각자가 생활 속 실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 이른바 ‘정신혁명’이라 할 만하다. 시작 초기인 만큼 이를 위해 노력 중이고 점차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줄일 수 있다
병원에서 뭔가를 아낀다고 하면 혹시 환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살핌의 양과 질을 줄여 원가를 아끼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사무국장은 “환자 진료와는 무관한 영역에서 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찾다보니 직원 공간에만도 줄일 수 있는 틈새는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탄소 녹색발자국 남기기 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개인별·부서별·병원이 공통으로 실천해야 할 핵심과제와 생활에너지 절감, 에너지 이용의 효율화, 환경개선, 물자절약, 소비절약 캠페인 및 추진위원회 구성 등 부서별 실천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생활에너지 절감을 위해 △냉난방 실내 적정온도 유지 △쓰지 않는 가전기기 플러그 뽑기 △사용치 않는 조명등 반드시 끄기 △퇴근 시 사용하지 않는 전원 플러그 빼기 △엘리베이터의 합리적 운영 △외부 조명등 조정 운영 △철골지하주차장, 계단 및 복도 조명등 조정 △화장실 센서등 설치 △냉장고 음식물 60% 넣기 △보일러 가동 횟수 조정 시행 △절수 생활화 △전기·가스·수도 등 에너지 구역별 사용량 분석 등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실질적으론 중식 및 퇴근 1시간 전 난방기 끄기나 중식시간 등 전원 소등 및 컴퓨터 끄기가 시작됐으며, 자동절전 멀티탭이나 소켓이 설치됐다. 또 외래환자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는 4층 이상의 엘리베이터는 격층으로 운행하고, 야간이나 공휴일에는 엘리베이터의 운영이 조정되고 있다. 겨울철 보일러 가동 횟수를 줄이고, 샤워기 및 수도꼭지에 절수 절감 장치도 달았다.

더불어 건물 전체에 전기에너지 절감 정책들도 시행되고 있다. 자동점등 점멸장치나 일몰일출감지 장치 등이 설치됐고, 병원의 각종 홍보간판 점등 시간을 축소됐으며, 백열등이나 낡은 형광등을 삼파장 절전형 전구로 교체 중이다. 또 새로 짓는 건축물부터는 지열 및 태양열 시설을 확충하고 점진적으로 LED 전구를 부착할 계획이다. 수돗물 재처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빗물 재활용 및 옥상녹화를 통해 절수운동도 벌이게 됐다.

이 외에도 직원 개개인이 의식주에서 실천해야 할 부분도 제시했다. 의생활부분에선 겨울철 ‘내의 입기’에 이어 여름철엔 노타이와 반팔셔츠로 대변되는 ‘쿨 비즈(Cool Biz)’운동이 전개된다. 더불어 합성섬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56% 작은 면섬유 의류의 구매와 착용이 권장되고 있다.

식생활에서 역시 채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25배나 많은 육류 소비 줄이기부터 잔반 줄이기 운동이 시행되고 있으며, 제철음식 소비를 통해 하우스 사용에 들어가는 지열 및 태양광 에너지 절감도 추진하는 등 개선해 나가고 있다.

3층 이하 계단 이용하기부터 이면지 사용 생활화하기 등 사무용품 아껴쓰기, 3분 샤워 및 비누로 머리감고 식초로 린스하기 등 녹색 목욕 실천하기 등 주생활 분야에서도 개인별로 실천할 여지가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개인 1컵 및 손수건 사용하기 등 일회용품 줄이기부터 같은 길은 함께 타고 다른 길은 대중교통 이용하기를 거쳐 자전거 타기 등도 가능한 실천으로 제시됐다.

EMR 및 PACS 시스템을 도입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며 물자구매 시 인증된 그린제품을 구매하는 등 물자절약도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홍보팀 박영철 계장은 “처음엔 가뜩이나 업무량도 많은데 귀찮은 일이 하나 더 생기는구나 싶어 반갑지 않았으나 점심시간에 컴퓨터 끄기 등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게 있었고, 이런 습관은 가져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엔 봐도 별 생각이 없었던 전등 끄기 등을 집에서도 곧잘 하게 돼 이렇게 해나가다 보면 또 다른 것들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절감효과 쏠쏠, 이제는 생활 속으로
이 같은 계획을 토대로 전 부서는 추진 가능한 에너지 및 물자절약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평가회의시 보고하며, 추진계획 주무부서인 시설관리팀 또한 주기적인 추진위원회 회의시 결과를 보고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천하고 있다. 또한 현저한 공적을 세운 개인 및 부서는 포상해 참여의지를 높이고 있다.

발대식을 치른지 석 달 남짓, 부서별로 담당주체를 정하고 뱃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실질적으로 체계를 정비한지는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났을 뿐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론하기엔 이른 시점인 만큼 기대보다 빠른 발자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수익이나 환자수, 수술건수 등 병원 전체의 외형은 지난해보다 커졌는데 전기나 수도 등 에너지 관련 요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라며 “이는 실질적으로 5~6% 절감효과를 보고 있는 것과 같다”고 김 사무국장은 얘기했다.

또 지난 3월엔 처음으로 부서별로 실천 상황을 취합해 ‘물류관리과’를 예산낭비를 줄인 공로로 표창하는 등 운동에 본격적인 불을 붙였다. 앞으로는 우수 부서 뿐 아니라 개인도 포상하며 생활에너지 뿐만 아니라 환경개선사업과 개개인의 삶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 한층 더 빠르고 깊은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먼저 행동하는 ‘나부터(Me First)’정신으로 ‘다함께 행동을(Taking Action Together)’ 해 나간다면 저탄소 녹색병원 문화 조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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