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전담醫 없는 중환자실
상태바
중환자 전담醫 없는 중환자실
  • 박현
  • 승인 2010.04.24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환자의학회, 국내 중환자실 현황 조사보고서 백서 발간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병원들 가운데 대부분이 전담하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고윤석)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국내 중환자실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환자실 전담의사가 하루 8시간, 주 5일 이상 근무하는 곳이 전체 조사대상 220곳의 17.3%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윤석 회장은 “대한중환자의학회백서는 중환자 진료의 실태에 관한 정확한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조사했다”며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중환자실 운영형태와 근무인력, 입원환자 등 중요한 자료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중환자실 현황조사는 2009년 4분기에 전국의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86개 병원의 220개 중환자실이 설문에 참여했다. 수련병원 전체 105개 병원의 82%가 자료수집에 동참한 것이다.

근무인력 분석결과 성인중환자실은 9개 병원의 17곳만이 하루 8시간, 주 5일 이상 근무하는 전담의사가 있었다. 이 중 70%가 서울에 집중돼 있었으며 전담의사가 있다고 답한 전체 중환자실 중 인턴의사만 근무하는 곳이 12곳이나 됐다.

간호인력은 간호사 1명당 3.2명 이상의 중환자를 담당하는 병원이 가장 많았으며 4명 이상인 곳도 19개로 인력부족 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환자실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이용률도 전체의 50%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사립병원에 비해 국공립병원과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 현저히 낮았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학회는 국내 중환자진료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원인으로 중환자의학 전문의사의 부족과 중환자관련 의료법의 부실을 꼽았다.

특히 △중환자진료 문제점으로 원가보전에 크게 못 미치는 수가 △등급간 부적절한 수가차액 △전담의 가산금 8천461원 △신생아 중환자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중환자실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회는 “현재 성인소아 중환자실에 전담의를 둘 경우 가산금은 하루 환자 1인당 8천461원”이라며 “10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전담의사가 24시간 일하면 8만4천619원으로 이는 일반 간호사 8시간 기준 임금보다 낮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또 학회는 “중환자실 상주 전문의사에 대한 수가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중환자실 관리료에 대한 원가보전이 우선 급하게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법에 전공의와 인턴을 중환자 전담의사로 규정하는 것은 중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성인중환자실도 중환자의학의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의가 담당하도록 보건복지부 고시 제2008-40호의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학회를 중심으로 한 중환자실 향상을 위한 노력이 진료환경의 향상과 치료성적의 개선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고윤석 회장은 "경비절감을 위해서 학회장소를 호텔을 배제하고 외국연자를 한명이라도 더 초청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아태지역을 주도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지난 2년 사이에 학회가 3배 정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중환자실에 전담의사가 없는 것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에 반하는 것으로 중환자의학 전문의가 중환자만을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3일부터 25일까지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이번 학회에는 외국연자로 전ㆍ현직 회장 6명을 포함해 17명이 초청됐으며 국내회원 9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